세계앵커: 엄기영,백지연

소련국가 재정 파탄 위기[배대윤]

입력 | 1991-11-29   수정 | 199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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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국가 재정 파탄 위기]

● 앵커: 소련의 국가재정상태가 지금 파탄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소련 국영은행측은 연방정부가 이제 이틀 동안의 사용할 돈밖에 없다고 밝혔고 또 대외경제결제창구인 대외경제은행은 어제부터 외화현금지급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배대윤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특파원: 소련 최고 회의는 어제 재정난에 허덕이는 연방정부에 4/4분기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한 905억 루불의 긴급 추경지원안을 승인하는데 실패했습니다.

타스통신 등 소련언론들은 고르바초프의 연방대통령이 요청한 이같은 예산 지원안이 특히 러시아 공화국 대의원의 반대에 부딪쳤다고 전하면서 연방정부의 현금재정지출이 빠르면 내일부터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국영은행인 고스뱅크는 현재 현금보유고가 30억루블로 연방재정을 불과 이틀간 운영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공화국의 옐친대통령은 이미 지난 15일 경제개혁포고령을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연방정부 산하기관들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국영은행과 함께 연방재정을 뒷받침하고 있는 대외경제은행도 어제부터 외화현금의 지급을 당분간 중단함으로써 금융체제마저 붕괴상태에 빠졌음을 시사했습니다.

대외경제은행은 외화지급이 빨라야 다음달 3일쯤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소련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당분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앞으로의 대소 투자마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사태는 결국 중앙집권적 통제경제에서 자유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빚어진 연방정부의 파산을 뜻하는 것이며 정치동맹 뿐 아니라 경제 동맹이 조속히 체결되지 않을 경우 소련은 전면 와해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MBC뉴스 배대윤입니다.

(배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