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엄기영,김지은

공습시작된 이라크, 바그다드시 표정[이진숙]

입력 | 1993-01-14   수정 | 199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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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 시작된 이라크, 바그다드시 표정]

● 앵커: 네, 이번에는 지난 번 걸프전 때에도 그랬습니다마는 이번에도 국내 언론사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바그다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저희 문화방송의 국제부 이진숙 기자를 위성으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진숙 기자, 그 곳 바그다드는 이번에 직접 공습을 당하지 않았습니다마는, 그곳도 현재 표정부터 좀 전해주십시오.

● 기자: 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연합군의 대 이라크 공습 소식이 알려진 이 곳 바그다드는 겉보기에는 큰 변화는 없습니다.

시민들은 마치 공습을 예상이라도 한 듯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공습이 바그다드로부터 공중 폭격을 시작했던 2년 전의 걸프전쟁과는 달리 공격 목표가 현재까지는 남부의 군사시설에 국한되었기 때문입니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2년 만에 또 새로운 전쟁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영웅이라고 말합니다.

100이면 100 사람 모두 판에 박은 듯 사담을 지지한다고 목청을 높입니다.

이들은 언제 어디서도 사담을 찬양할 구호를 외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이라크 시민들: (사담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친다)

● 기자: 그러나 한편에서 바그다드 시민들은 만약에 있을 지도 모르는 바그다드 폭격에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과일가게나 식료품 가게는 비상식량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또 주유소는 피난할 것에 대비해서 기름을 미리 넣어두려는 차량들이 수백 대씩 늘어서서 교통체증까지 빚고 있습니다.

이라크 당국은 이 같은 모습이 외국에 빠져나가지 않도록 경찰력까지 동원해서 취재진의 사진 촬영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 앵커: 네, 사담이 제2의 성전을 이번에도 선언했습니다마는 이라크 정부는 이번 서방 공습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 기자: 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오늘 새벽 대 이라크 공습 소식을 확인했습니다.

후세인 대통령은 대 이라크 폭격으로 또 하나의 성전이 시작되었다, 이라크군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측 폭격에 반격을 가하라고 명령했습니다.

● 후세인(이라크 대통령): 식민주의자들이 이라크인의 자유를 해치기 위해 다시 왔다.

● 기자: 후세인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알라 후 아키바 라는 말을 세 번 반복한 다음 연설을 끝맺었습니다.

● 앵커: 이번 사태에 따른 교민들의 대책은 어떻게 마련이 되어있습니까?

● 기자: 네, 이라크에는 현재 현대와 삼성의 근로자 등 모두 23명의 한국인이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현재 안전한 장소에 함께 모여서 긴급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 김명동(현대건설 바그다드 지사장): 대피 장소는 일단은 1단계, 2단계, 3단계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1단계는 저희들 자체 내에서 방공호가 있고 방공호를 갖다가 제대로 이용하고, 그게 만약 2단계로 돌입할 때에는 저희가 대사관 쪽으로도 예비해 놓은 상태에 있습니다.

● 이건주(쌍용건설 부장): 지금 급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저희들로써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출국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외에는 저희들이 식품이라든가 음료수라든가, 비상시에 저희가 대처할 수 있는 것을 준비를 해 갖고 있습니다.

● 현지 근로자: 저희가 도착 즉시 여기 긴장상태가 고조되어서 저희 나름대로도 출국준비를 끝내놓고 잔무 를 빨리 정리 하고 있는 중입니다.

● 기자: 현대, 삼성 등 지사 직원들은 바그다드로까지 공습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이라크 당국에 출국 비자를 신청해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사태가 악화되면 인접국인 요르단으로 근로자들을 대피시킬 계획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 언론의 초점이 모여 있는 바그다드 위성 프레스 센터에서 MBC뉴스 이진숙입니다.

MBC뉴스 이진숙입니다.

(이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