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엄기영,김지은

이라크 공습배경과 사태진전[조정민]

입력 | 1993-01-14   수정 | 199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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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공습배경과 사태진전]

● 앵커: 걸프사태 오늘 보도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이라크 공습 배경과 앞으로의 사태 진전을 국제부 조정민 기자가 정리해 드립니다.

● 기자: 중동 화약고에 또 다시 불길이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 91년 걸프전 발발 이후 꼭 2년 만의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 새벽 연합군의 대이라크 군사작전은 계산된 도발에 대한 제한된 응징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오늘 공습으로 앞으로 걸프 위기가 확대, 지속 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사담 후세인의 정치적 입지와 판단이 그 같은 우려의 배경입니다.

우선 걸프전 이후 계속된 서방측의 경제 제재로 이라크 경제는 파탄 직전의 상태입니다.

전시 상황은 경제 피폐에 대한 국민적 불만의 탈출구가 될 것으로 계산합니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클린턴 대통령 당선자에게 이라크가 월남과 같은 수렁으로 비춰지기를 기대합니다.

외교 경험이 미숙한 클린턴 행정부와의 새로운 협상 시도로 국면 전환을 꾀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물론 1주일 뒤에 퇴임하는 부시 대통령이 걸프전의 진정한 승리자가 아님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도 보입니다.

문제는 미국의 정책 선택 범위가 여전히 좁다는 점입니다.

후세인의 지역 패권 야망을 결코 용납할 수 없지만 후세인의 제거 또한 결코 바람직한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이라크의 통합을 유지할 지도자가 마땅치 않을뿐더러 자칫 이란의 또 다른 패권 욕망에 불을 댕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중동 석유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이야말로 서방 선진 국가들의 변함없는 생명선입니다.

그러나 이 생명선의 확보가 대규모의 군사 주둔과 끊임없는 무력사용으로만 가능하다면 탈냉전시대 미국이 내건 신 국제질서와 중동 평화 정착의 기치는 그 빛이 급속히 바랠 것이 분명합니다.

MBC뉴스 조정민입니다.

(조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