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김지은

연희동과 상도동 주민 표정[이호인]

입력 | 1993-02-24   수정 | 199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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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희동과 상도동 주민 표정 ]

● 앵커: 떠나보내는 이웃은 아쉬웠지만 맞이하는 이웃은 반가웠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오늘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차기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연희동와 상도도 주민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아쉬움과 반가움을 담아 정든 이웃을 보내고 또 맞아들이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이호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상도동이란 이름으로 더 친숙한 김 차기 대통령의 자택은 오늘 가족들만이 그동안 써 오던 책과 옷가지 등 단출한 이삿짐만을 꾸릴 뿐 차분한 표정이었습니다.

지난 94년 김 차기 대통령이 상도동에 자리 잡은 뒤 한국 정치사의 한 복판에서 굴곡과 단절을 함께 지켜봐 왔던 상도동 주민들.

주민들은 29년 정든 이웃과 마지막으로 보내는 오늘이 아쉽기도 했지만 다시 볼 수 있는 5년 뒤가 있기에 그리 섭섭하지만은 않았습니다.

● 정궁정(상도동 주민): 떠나는 그 마음이야 안 좋죠, 한마디로.

그러나 5년 후에 온다는 기약이 있기 때문에 그 섭함은 참아야 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 기자: 바로 곁에서 김 차기 대통령의 암울했던 연금 시절을 함께 겪어온 이웃의 꼬마 친구는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어 지난 세월 다정다감했던 아저씨의 모습 그대로의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 이규희 양: 국민하고 가장 가까이 있고 싶어 하는 대통령이라면 국민의 의중을 가장 중요시 한다는 대통령이라면 어떤 작은 일, 이건 큰일이건 결정할 때 좀 더 신중해 질 수 있고...

● 기자: 오늘 아침 동네 주민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던 국사본까지의 조깅 길을 김 차기 대통령과 함께 달리며 헤어지는 아쉬움을 대신했습니다.

● 상도동 주민: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 국민들을 더 잘 살게 해주시기 위해서 안정 속의 개혁을 통한 신한국창조를 수행하시고자 늘 걱정하시고 염려하시는 모습을 볼 때 참으로 감개무량하게 느껴왔습니다.

● 기자: 노태우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연희1동 주민들은 내일이면 보통사람으로 되돌아오는 옛 이웃을 위해 5년 전 그날처럼 다시 환영의 플랜카드는 내걸었습니다.

주인을 청와대에 내준 뒤 5년간 주인을 기다렸던 노태우 대통령의 사택도 말끔히 단장을 마쳤습니다.

연희1동 주민들은 떠날 때와 달리 이제 백발의 할아버지가 돼 돌아오는 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이한다는 마음입니다.

● 연희동 주민: 여기 계시다가 다시 들어오시니까 기쁜 마음으로 다시 받아들이는 거죠.

● 연희동 주민: 그런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의 임기를 마치고 돌아오신다니까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고맙죠.

● 기자: 공인으로서의 평가를 뒤로 남겨둔 채 내일 위임식을 마치고 평범한 이웃 주민으로 되돌아올 노태우 대통령.

주민들은 그의 말처럼 보통 사람의 자격으로 연희1동 주민이 될 노태우 대통령을 조용하게 반기는 모습이었습니다.

MBC뉴스 이호인입니다.

(이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