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엄기영,김지은

러시아 옐친대통령, 정치적 위기국면[고대석]

입력 | 1993-02-24   수정 | 199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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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옐친대통령, 정치적 위기국면 ]

● 앵커: 나라 밖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다시 정치적 위기 사항을 맞고 있습니다.

어제 모스크바에서는 전 현직 군인들이 포함이 된 대규모 반 옐친 시위가 벌어졌고 외유 중이던 옐친의 정적 하스블라도프 의장이 급거 귀국하기도 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고대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기자: 러시아의 강경 보수주의자들과 퇴역 군인, 연금 생활자 등 수만 명의 공산주의 지지자들은 어제 찬군 기념일을 맞아서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옐친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군부의 무장봉기를 촉구하는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였습니다.

최근 수개월 사이에 벌어진 시위로는 최대 규모인 어제 반 옐친 시위에는 크리치코프 전 KGB 의장과 파블로프 전 총리 등 지난 91년 불발 쿠데타의 주모자들과 극우 공산주의 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소련 국기와 레닌 초상화 등을 들고 타도 옐친, 그리고 소베트 러시아 만세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옐친 대통령은 찬군 기념일에 군 통수권자가 무명용사 묘지에 헌화하는 전통적인 관례를 깨고 크레믈린 궁에서 거행된 헌화식에 불참했습니다.

한편 옐친 대통령의 수석 군사 보좌관인 버커고노프는 옐친 대통령이 보수파에 의해 축출될 경우 러시아의 공포 정치가 재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미국은 이 같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옐친 정부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어제 공산주의를 비롯한 보수 세력이 힘을 합치고 있는 증세를 볼 때 러시아의 공포 정치가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옐친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하스블라도프 최고회의 의장은 핀란드 공식 방문일정을 단축하고 오늘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는데 그 이유는 러시아의 권력 투쟁 때문일 것으로 본다고 핀란드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모스크바에서 MBC뉴스 고대석입니다.

(고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