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정길용,최율미

한국인 비하 미국 영화 "폴링다운" 파문[안재기]

입력 | 1993-02-27   수정 | 199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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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비하 미국 영화 “폴링다운” 파문 ]

● 앵커: 미국 사회 한국인들을 돈만 아는 사람들로 묘사한 영화 폴링다운이 오늘 미국 전역에서 개봉되면서 한국인 교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영화 시사회를 본 우리 교포들은 소수민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 시킨 무책임한 영화라면서 분개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안재기 특파원입니다.

● 기자: 이혼 당한 한 실직자가 폭염 속에 LA 프리웨이 교통체증에 견디다 못해서 차를 버리고 파괴와 살상 행각에 나선다는 이 영화는 사회의 모순을 고발한다는 명분을 내건 수준미달의 오락 영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영화 평론가들의 지적입니다.

별 볼일 없는 영화 만들기로 이름난 조웰 슈마크 감독은 미 사상 최악의 폭동 현장으로 얼룩진 LA에 사는 한 백인 중산층의 좌절감을 동정적인 시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디펜스는 공중전화를 걸기 위해서 필요한 동전을 바꾸려고 슈퍼에 들어가는데 한인업주 이 씨는 물건을 사야만 동전을 바꿔 주겠다고 말합니다.

또 콜라 한 통에 85센트의 비싼 값을 요구하는 이 씨에게 주인공 디펜스가 6.25 한국 전쟁 때 우리가 너희 나라를 얼마나 도와준 지를 아냐며 시비를 거는 스스로 이 씨는 이를 잘못 알아듣고 엉뚱하게 물건 값을 말합니다.

이처럼 어수룩하고 돈에 인색한 수준으로 묘사된 이 씨에게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리는데 끝내 이 씨는 디펜스에게 매까지 맞습니다.

이 씨는 또 경찰서에서 폭행당한 사실을 하소연하다가 일본계 형사로부터 면박을 당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개봉에 앞서서 시사회를 통해 미리 감상한 많은 한인들은 이 영화가 한국인 등 특정 인종 그룹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을 과장 조치했을 뿐만 아니라 소수 민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 시킨 것이라면서 분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영화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 사는 인종 편견을 조장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다만 사회 부패상에 대한 백인 중산층의 항변을 고발하려고 했다면서 변명하고 있습니다.

LA에서 MBC뉴스 안재기입니다.

(안재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