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
앵커: 엄기영,김지은
구본홍 북한부장, 이인모 노인 송환관련 해설[구본홍]
입력 | 1993-03-11 수정 | 199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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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북한부장, 이인모 노인 송환관련 해설]
● 앵커: 이어서 오늘 정부가 이인모씨를 조건 없이 송환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한 구본홍 북한부장의 해설을 들으시겠습니다.
● 기자: 미전향 장기수 이인모씨의 송환 문제는 그동안 정부 내에서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 일반 계층 간에서도 보수와 진보적 주장으로 갈라져서 논쟁을 일으켜온 문제입니다.
따라서 선뜻 결론을 내리기가 난감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정부는 출범 보름 만에 이인모씨 송환이란 결단을 내렸습니다.
새 정부의 이 같은 결단은 서로 지나치게 연계돼 있는 남북대화 쟁점 가운데서 우선 실현가능한 인도주의적 문제부터라도 풀어서 남북대화의 돌파구를 열어보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서 정부는 이인모씨 송환을 계기로 남북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아서 조금씩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이산가족 교환 문제나 핵문제도 결국은 해결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이번 결단의 배경으로 보입니다.
아울러서 이인모씨가 고령에다 몸도 불편한 점 그리고 최근 인도적 차원에서 이씨의 송환을 검토해달라는 각계의 건의 등도 정부의 결단이 있게 한 배경이랑 여겨집니다.
문제는 북한의 반응인데 이씨의 송환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북한이 태도를 바꾸어서 이산가족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지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북한이 송환된 이씨를 대남비방 등 정치선전에만 이용하고 남북협상 테이블에서는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경우에 이씨 송환이 남북대화의 또 다른 쟁점으로 추가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고 하겠습니다.
더구나 북한이 이산가족 교환 등 다른 문제 해결의 전제조건으로 또 다른 미전향 장기수의 북한 송환을 고집하거나 장기수 그들 스스로가 형평의 원칙을 내세워서 북송을 희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씨의 송환 원칙은 지키되 이것이 우리의 일방적인 용단에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 있을 접촉과정에서 효과적인 협상 테크닉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MBC뉴스 구본홍입니다.
(구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