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엄기영,김지은

루스키 섬 해군 병사들 영양실조[고대석]

입력 | 1993-04-08   수정 | 199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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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키 섬 해군 병사들 영양실조]

● 앵커: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앞바다 조그만 섬에서 일어난 한 사건이 온 러시아를 분노로 들끓게 하고 있습니다.

이 섬에는 태평양 함대 소속 해군 훈련소가 있는데 훈련병들의 대부분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려있다는 것입니다.

모스크바 고대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기자: 지금보시는 것은 소말리아가 아닙니다.

그러나 피골이 상접돼서 처참하기조차 한 이들의 보습은 소말리아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블라디보스톡 앞바다에 있는 루스키 섬.

이 섬에는 러시아 태평양 함대 산하 해군 훈련소가 있는데 이곳에 근무하는 해군 훈련병들의 참상이 알려진 뒤로 루스키 섬의 이름을 모르는 러시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병사들의 대부분은 영양실조에 걸려 있습니다.

이 비디오는 바로 이 섬에 근무하는 한 해군 장교가 촬영해서 공개한 것입니다.

● 해군 병사: 음식이 형편없다.

식당에는 먹을 게 감자뿐이다.

● 기자: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영양실조 환자만도 140여 명이지만 그들을 돌봐줄 수 있는 간호원은 한명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약품과 주사기 등이 없어서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 간호원: 거의 매일 영양실조 환자들이 입원한다.

특히 감옥에 많다.

● 기자: 해군들이 영양실조에 많이 걸리는 것은 현재에 열악한 러시아 경제 상태와도 무관하지는 않지만 주된 원인은 이 부대 지휘관들이 식량을 빼돌려서 사리사욕을 채웠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정이 최근 언론에 알려지자 이 부대 간부들은 이렇게 변명하고 나섰습니다.

● 지휘관: 훈련병들은 입대할 때부터 약했다.

대부분 몸무게가 부족했었다.

● 기자: 결국 이번 사건은 이 부대 지휘관들이 군사재판에 회고되고 함대 사령관이 해임됨으로써 일단락 됐습니다.

모스크바에서 MBC뉴스 고대석입니다.

(고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