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백지연
국립중앙도서관, 고서 보관시설 미비로 훼손 심각[황용구]
입력 | 1993-07-21 수정 | 199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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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고서 보관시설 미비로 훼손 심각]
● 앵커: 국립중앙도서관에는 계미자로 인쇄된 국보를 비롯해서 고전 원본과 족보 등의 고서가 가장 많이 소장돼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표 도서관인 이 중앙도서관의 보관 시설이라는 것이 창문을 열어서 통풍시키는 것이 고작이라고 하니 귀중한 민족 유산이 얼마나 훼손될지 두말 할 필요도 없는 실정입니다.
문화부 황용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의 고전 운영실에는 약 21만 권의 고서가 소장돼 있습니다.
들쭉날쭉 쌓여진 구운몽과 춘향전, 흥부전 등의 희귀본, 그리고 문중의 내력이 담긴 족보 등 대부분의 고서 위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습니다.
습기에 찌든 책에는 파랗게 곰팡이가 슬고 좀이 먹은 책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습니다.
항온 항습 시설은 물론 공기청정기조차 없는 중앙도서관은 한여름에 고작 창문을 열어서 실내 공기를 조절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따라서 귀중한 고서는 먼지와 습기에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 이귀원(중앙도서관 고전운영실 실장): 한정본 고서를 소장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 정도인데 이렇게 맨 몸인 상태로 방치해서 보관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 기자: 우리나라 보다 소득 수준이 훨씬 아래라는 중국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고서는 책 보호대, 즉 포갑에 쌓여서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밀폐 서가에 보관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고서 보존을 위해서 책 보호대 처리나 영인본 제작, 마이크로 필름화 등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MBC뉴스 황용구입니다.
(황용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