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백지연
추락항공기는 조종사가 관제탑 지시 무시[심원택]
입력 | 1993-07-28 수정 | 199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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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항공기는 조종사가 관제탑 지시 무시]
● 앵커: 이번 추락 사고는 조종사가 규정보다 훨씬 낮은 고도로 비행했는데도 이를 관제사에게 알리지 않은 채 착륙을 시도하다가 참사를 빚은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단 조종사들은 관제사의 유도에 따라서 착륙하게끔 규정이 돼 있긴 합니다만 이와 같은 유도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자주 있는 것으로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조종사가 안고 있는 부담 때문입니다.
심원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사고 비행기는 두 번 착륙에 실패한 뒤 세 번째 착륙 시도에서 추락했습니다.
여객기가 세 번씩 착륙을 시도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관제사들은 대개 그쯤에서 다른 공항으로 회항할 것을 지시하지만 조종사들이 계속 착륙 허가를 요구하면 기상 조건이 나쁘지 않는 한 거부할 권한이 없습니다.
● 인터뷰: 공식적인 보고된 기상이 정상치라면 항상 조종사가 한 번 더 해겠다고 하면 해줘야지요.
● 기자: 사고 비행기는 화면의 원 바깥지점까지 광주 관제탑의 유도를 받은 후 목포 관제지역인 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두 번 착륙에 실패한 조종사는 관제사에게 알리지 않은 채 규정 고도 1600피트를 어기고 900피트 상공을 날다 1063피트의 운거산에 부딪쳐 추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기의 고도와 방향을 알 수 있는 레이더 장비를 갖추지 못한 목포 공항 관제탑은 조종사가 규정보다 낮게 비행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 김상희(서울지방항공청 계장): 레이더가 없는 상태에서는 관제사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단지 조종사의 보고에 의해서 관제 업무를 수행하게 되겠습니다.
● 기자: 조종사가 굳이 무리를 해서라도 착륙하려는 이유는 다른 공항으로 회항할 경우 항공사 측에서 승객들에게 육로 교통수단을 제공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숙박비까지도 지불해야 하는 등 경비 지출을 줄이기 위함 때문이라고 항공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착륙 기상 조건이 규정보다 많이 나쁘지 않을 경우에는 조종사 책임 하에 착륙을 시도하기도 한다고 한 전직 조종사는 말했습니다.
MBC뉴스 심원택입니다.
(심원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