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백지연

제주도 돌하르방, 상표권 논란[김수영]

입력 | 1993-08-11   수정 | 199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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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돌하르방, 상표권 논란]

● 앵커: 제조도의 돌하르방이 요즘 상표권 논란에 시달려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돌하르방 상표를 등록한 외지업자들은 법적인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고 제주도 업체들은 특정인 상표를 묶어둘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부 업자는 상표권을 포기하겠다는 방침이지만은 나머지 10여개 업체는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세이고 이 여파는 각 지방토산품에까지 미칠 전망입니다.

경제부 김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사건의 발달은 이렇습니다.

제주도에서 용문당이라는 하는 기념품 가게를 경영하는 이상준 씨는 한 달 전에 난데없는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기념용 라이터에 제주도 상징인 돌하르방을 찍어 파는 것을 다른 사람의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계속 사용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상의 벌금을 물게 된다는 고지도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상표법에 문외한인 이상준 씨로써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얘기였습니다.

이때부터 제주도에서 별 생각 없이 돌하르방상표를 사용해 온 업체들의 도장공 업체들이 문제의 해결에 나섰습니다.

도지사까지 나서서 제주도민의 정서 존중과 25억 원에 달하는 토속 기념품 사업 피해예상액을 고려해 외지기업인들이 돌하르방 상표권을 포기해 달라는 호소장을 보냈습니다.

● 김일관(제주상공회의소부장): 제주 돌하르방과 같은 지역 상징적인 상표는 다른 지방의 개인이 특허 등록을 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모순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 이상준씨에게 경고장을 보낸 장대홍 씨는 인천에서 라이터와 성냥 제조업체를 경영합니다.

장씨는 2년 전에 이미 상표등록을 마쳤습니다.

● 장대홍(부흥사업주식회사사장): 이미 저희 상표가 관광지에서 저가 품목 더구나 덤핑 해오는 품목에 많이 찍혀 나왔기 때문에 저희 상표등록권자로써 제 상표권을 행사하고자 했던 일입니다.

● 기자: 장씨 말고도 돌하르방 상표를 등록한 업체는 전매 공사와 해태 제과 태평양 화학 등 14개나 됩니다.

이 가운데 일부 업체들도 장씨처럼 상표권 포기의사를 갖고 있지만 대부분 법적인 권리는 고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양측 입장을 정리해 줄 기관이나 제도가 아직 없습니다.

기념품 관련업계는 돌하르방에 이어 낙화암 석가탑 울산바위 같은 8도 명물들도 상표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수영입니다.

(김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