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앵커: 신경민,정혜정
세계최대의 호수,바이칼호 오염[최용익]
입력 | 1993-08-29 수정 | 199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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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호수, 바이칼호 오염]
● 앵커: 깊고 투명한 세계 최대의 호수 시베리아의 바이칼호가 환경 파괴에 직면해 있습니다.
먹고 살아야 할 러시아를 위해서 파괴되어야 하는 바이칼호, 그러나 ‘바이칼호 너마저’라며 한숨을 쉬는 환경보호단체들은 손을 놓고 있을 수만 없다고 합니다.
최용익 기자가 현지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세계에서 가장 깊고 가장 오래된 호수, 2500만년전인 빙하기 때 지각변동에 의해 생성된 바이칼호는 거대한 바다였습니다.
호수 남북의 길이가 635㎞, 가장 넓은 쪽의 폭이 80㎞, 전체 면적은 31,500㎢, 평수로는 95억여평으로 남한 면적의 1/3에 이릅니다.
바이칼호는 최고 수심이 1,637m이지만 지금도 물밑 지층의 틈이 벌어지고 있어 매년 수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바이칼호에 담겨 있는 물의 양은 전 세계 민물 수량의 1/5을 차지할 정도로 저수량이 엄청날 뿐 아니라 깨끗한 수질로 유명합니다.
수심 500m 밑에서 채수한 물을 페트병 하나에 5달러씩 받고 일본과 독일, 중동 등에 수출하고 있어 이르쿠츠크시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습니다.
취재팀이 탄 헬리콥터는 바이칼호 상공을 날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넓고 가장 깊은 민물호수인 바이칼호를 러시아 사람들은 성스러운 바다라고 부릅니다.
● 안드레이(이르쿠츠크 시민): 바이칼은 우리 나라의 진주로 불린다.
우리 민족은 바이칼에 대해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넘어 외경심에 가까운 감정을 느낀다.
● 이상은(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 여러 지역에서 채취한 물의 수질이 국제음용수 수질기준을 만족할 정도로 깨끗한 호수이고 또한 투시도가 40m에 달할 정도로 깨끗한 호수입니다.
이와 같이 깨끗한 호수이면서도 생태계가 풍부하여서 약 2,500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고 이 중에서는 특히 1,500종의 고유생물이 살고 있어서 민물 물개라든가 박테리아나...
● 기자: 그러나 이렇게 맑은 바이칼호가 최근 심각한 환경파괴 위협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바이칼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불리는 바이칼호 남쪽 바이칼스크에 위치한 제지공장입니다.
이르쿠츠크 환경청은 이 제지공장에서 매일 9만톤의 공장 폐수가 방류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물속의 산소량 가운데 1/3이 감소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바이칼호 물이 빠져나가는 유일한 하천인 앙가라강에 있는 수력발전소 댐입니다.
이 댐의 건설로 바이칼호 수위가 1m 정도 높아져 수질 정화작용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 말레프스키(이르쿠츠크 환경청): 시민들이 정상적으로 문명화된 생활을 누리는 동시에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길을 찾는 것이 문제다.
● 기자: 공장이나 댐보다 더욱 큰 문제는 산림파괴입니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호수 쪽으로 들어가는 고속도로 주변에 있는 수풀입니다.
10m 이상 높이 자란 자작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시베리아의 전형적인 수풀형태인 타이가산림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열대림의 파괴로 전 세계 산림의 1/4을 차지하는 시베리아 한대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붕괴된 후 극심한 외환 부족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벌목허가를 남발하고 있어 시베리아 침엽수림이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 데이비드 빈(지구섬 연구소): 생태계 관광으로 많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체에너지, 식량생산 등을 통해 문화교류를 늘리고 경제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 기자: 러시아인들의 생존과 지구환경 보존이라는 상충되는 두 가지 요구사이에서 타협안을 찾기 위한 세계 환경단체들의 노력이 신비한 호수 바이칼을 구출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시에서 MBC뉴스 최용익입니다.
(최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