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백지연

두 번 죽은 훼리호 백운두 선장[한정우]

입력 | 1993-10-15   수정 | 199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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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죽은 훼리호 백운두 선장]

● 앵커: 선장은 결코 배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백 선장의 주검을 확인한 유가족들은 가장을 잃은 슬픔에다가 그동안 죄인 취급을 당했던 고인을 떠올리면서 오열을 금치 못했습니다.

사회부 한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백운두 선장의 부인, 김효순씨.

남편의 죽음을 전해 듣고도 이미 눈물이 말라버린 듯 아무런 표정도 없었습니다.

죄인이 되어버린 남편이기에 마음 놓고 통곡 한 번 못했던 김씨는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뭍으로 올라서서야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고인이 되어버린 남편, 그러나 뱃사람으로서의 명예를 되찾은 것이 한 가닥 위안이었습니다.

● 김효순(백운두 선장 부인): 책임감이 강하고 빈틈이 없어 25년간 남의 생명을 보호해왔다.

● 기자: 남편을 두 번 죽인 세상에 대한 원망도 없었습니다.

● 김효순(백운두 선장 부인): 주민을 위해 몸을 바치고 희생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 기자: 고인을 잘 아는 위도 주민들은 백 선장의 비굴하지 않은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 위도 주민1: 나는 처음부터 그 분이 그 상황으로 봐서 돌아가셨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혼자 살겠다고 어디로 떠나서 피하거나 그럴 분이 아니라고 나는 절대 생각합니다.

● 위도 주민2: 선장 근 20여 년 동안 절대 붉힌 얼굴 한 번 한 적이 없습니다.

● 기자: 참으로 아주 점잖은 사람이었습니다.

MBC뉴스 한정우입니다.

(한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