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앵커: 엄기영,백지연

총독관저 청와대 구 본관 철거[이인용]

입력 | 1993-10-15   수정 | 199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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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독관저 청와대 구 본관 철거]

● 앵커: 일제시대 조선총독의 관저로 세워졌다가 지난 90년까지 우리 대통령의 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이 됐던 청와대 구 본관이 김영삼 대통령 지시에 따라서 오늘부터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풍수학설로는 우리 민족의 길을 끊기 위해서는 세워진 건물이었습니다.

정치부 이인용 기자입니다.

● 기자: 오늘 오전 10시 청와대 경내 일제시대 조선총독의 관저로 세워졌던 구 본관의 철거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청와대 구 본관은 지난 1939년 당시 조선총독의 관저로 건립돼 해방 후에는 미 군정청 장관의 관사 그리고 정부 수립 후에는 대통령의 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되면서 54년 여 영욕의 역사를 지켜봐 왔습니다.

청와대 구 본관 자리는 원래 풍수지리학 상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제는 조선이 기운과 맥을 끊기 위해 이 자리를 감싸고 있는 북악산의 작은 능성을 잘라내고 총독 관저를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구 본관을 철가한 뒤 이 자리를 감싸고 내려온 북악산의 작은 능성을 원형대로 복원할 계획입니다.

청와대는 또 이 자리에 기념 표석을 세우고 구 본관을 1/600로 줄인 모형을 만들어 효자동 사랑방에 전시할 계획입니다.

나라를 빼앗겼던 시절의 고통과 해방 후 우리 헌정사의 곡절을 고스란히 간직한 청와대 구 본관은 이제 다음 달 5일이면 영원히 사라집니다.

그렇지만 영욕의 54년여 그 역사 자체는 언제든 우리가 되새겨야 할 과거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청와대에서 MBC뉴스 이인용입니다.

(이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