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백지연
농촌, 수백만원 판돈 도는 도박 성행[정윤호]
입력 | 1993-12-10 수정 | 199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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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쌀 개방으로 요즘 아주 격앙돼 있는 분위깁니다만, 이제 추수를 마치고 농한기에 접어든 농촌지역에서는 수백만원대의 판돈이 오가는 도박이 성행하고 있다고 하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지난달 경북 안동시에서는 농민들이 노름 빚 때문에 곡물상인을 살해하고 돈을 강탈한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다른 무슨 할 일이 꼭 있어야만 하겠습니다.
심각한 농촌의 도박실태를 안동 문화방송의 정윤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상북도 의성지역에 있는 한 다방입니다. 매년 추수 철이 끝나고 나면 이듬해 봄까지 시골다방 내실은 바로 이처럼 도박장으로 변합니다.
● 주민 : (화투치는 소리) 이천 받고 사천!
옛날에는 머슴들이 목매기, 술추렴 등으로 긴 겨울 밤 출출함을 달래 기 위해 노름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추곡수매가 끝난 농한기부터 농가의 목돈을 놓고 고스톱과 도리 직고 땡,섰다 , 포커 등 갖가지 도박이 횡횡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근 도시에서 전문 꾼들이 이 목돈을 노려 판을 키우고 사기도박을 벌여서 일년농사수입을 다 털 리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워낙 은밀히 행해지기 때문에 단속실적은 미미합니다.
오늘 의성 경 차에 검거된 안동면 길한 군 송사리 서른 다섯 살 최상철 씨와 민한식 씨 등 한 마을 친구 세 명은 농사 빚 외에도 수천만원의 노름빚까지 지게 되자 마침내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도박 밑 천을 마련하기 위해 곡물상인 의성 군 금성면 탐리 일흔한살 김봉수 씨로부터 현금과 수표 등 천 여만 원을 강탈한 뒤 김 씨를 목졸라 살해 했습니다.
이 도박사건으로 인해가자고 선량한 농민이 도박에 빠져 가지고 가산을 탕진하고 또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사람을 살 해를 해서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그 동안 최씨등과 도박을 해온 이십 여명도 상습도박혐의로 줄줄이 경찰에 잡혔습니다.
그러나 진짜 꾼은 이미 도주해버렸고, 농촌주민 들만 패가망신을 당했습니다.
● 주민: TV에만 봐오고 남의 사실로만 알았던 것이 내게도 닥쳤다는 게 내 자신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 기자: MBC뉴스 정윤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