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신경민,정혜정

청소년, 루바인 환각제로 이용 사례 심각[유재용]

입력 | 1993-12-19   수정 | 199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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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누바인 환각제로 이용 사례 심각]

● 앵커: 중환자에게 진통제를 쓰이는 염산알부핀 또는 누바인 이라는 약이 청소년들에게 환각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엉뚱한 부작용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이 약을 구하기 위해서 약국을 터는가 하면 이약이 실제 값 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고 있고 처벌에 도큰 어려움을 격고 있습니다.

유재용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 기자: 지난달 5일 경찰 마약단속반이 인천에 한 가정집을 덮쳤습니다.

대낮인데도 컴컴한 골방에는 피 묻은 주사기가 널려 있습니다.

10대소녀의 팔에는 바늘 자국이 여지없습니다.

이들이 맞고 있던 약은 히로뽕이 아닌 염산알부핀 이였습니다.

곧이어 덮친 다른 집에도 17살 소녀가 주인부부와 함께 이약을 주사 맞고 있었습니다.

● 이 모양(16살) : 맨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에 이렇게 맞았다가 나중에 이걸 안 맞으면 몸이 되게 아파요.

● 기자: 끊으면 어때요?

● 이 모양(16살): 끊을 데는 되게 힘들죠.

● 기자: 속칭 누바인 이라고 불리는 이약은 마약 못지않게 중독성이 강한 진통제로병원에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일부 약국들을 통해 환각제로 불법유통 되고 있습니다.

● 엄석준(전문의) : 뇌나 척추 또는 미주신경에 작용하여 몰핑과 같은 양 작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다하게 사용하는 경우에는 호흡마비, 환각, 환청, 금단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처방과 감시 하에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산모나 암환자에 진통제로 씌어야 할 염산알부핀이 시중에 변칙적으로 유통되면 청소년들에게 환각제 로 사용 될 뿐만 아니라 범죄의 동기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초 충남 논산에 있는 한 약국에 20대 청년 셋이 들이닥쳤습니다.

이들은 주인을 흉기로 위협하고 약국에서 팔던 누바인 앰플 2000개를 빼앗았습니다.

지난 3월에는 10대 청소년 5명이 인천에 있는 유흥업소 종업원집에 침입해 누바인을 빼앗고 이들을 집단 성폭행까지 했습니다.

중독자들이 하루에 2~3번씩 맞는 누바인 살돈을 대지 못하자 중간 공급 상과 암매약국을 대상으로 강도짓까지 저지르는 것입니다.

● 진 모씨(21살) : 안 맞으면 몸 아프고 그래서 참기 힘들고 그래서 이것도물건도 구하기 힘들고 그래서 이런 범행을 저지르게 됐습니다.

● 기자: 보사부는 올해부터 누바인을 병의원에서만 취급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제약회사와 지방약국을 통해 몰래 흘러나온 누바인은 한 갑에 2만원하는 소매가격이16만원까지 폭리가 붙어 거래되고 있습니다.

● 이 모양(16살) : 15만원, 16만원, 17만원 이정도로…….

● 기자: 한 갑에?

중간 공급 상 들은 사용자들 사이에 조직적으로 연락망을 유지합니다.

● 기자: 이건 어떻게 구해요?

● 김 모 양(17살) : 그냥 언니한테 구 했는데요.

● 기자: 그 언니는 어디서 구해오는지 물어본 적 있어요?

● 김 모 양(17살) : 그 언니는 삐삐 치면 다른 사람이 가져와요.

● 기자: 그러나 경찰이나 보사부는 중간 공급 상 몇 명만 처벌 했을 뿐 암매매 약국이나 시중에 몰래 내다판 의심이 가는 제약회사 등 의심이 가는 유통경로에 대한 단속을 전혀 않고 있습니다.

사용자 역시 이약이 진통제이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단속의 사각지대 속에 청소년들만 진통제에 찌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 기자: 주의에도 이런 거 쓰는 사람 많아요?
?
● 누바인 사용자 : 네

● 기자: 어느 정도 돼요?

● 누바인 사용자 : 인천 시내에 청소년들은 거의 맞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재용입니다.
(우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