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앵커: 신경민,정혜정

국가안전기획부 새로운 변화 모습[황헌]

입력 | 1993-12-26   수정 | 199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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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기획부 새로운 변화 모습]

● 앵커: 국가안전기획부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변신을 다짐한 바 있습니다.

어떻게 얼마나 변했는지 황헌 기자가 안기부에 갔습니다.

● 기자: 대다수 국민들은 안기부 요원과 접촉할 일이 없기 때문에, 안기부가 요즘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 지를 짐작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 작은 변화들이 안기부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 757-0235번을 돌리면 누구나 안기부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 볼 수 있고, 753-1669번을 돌리면 민원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언론의 접근역시 쉬워져서, 기자는 처음으로 안기부를 배경으로 현장녹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기자가 서있는 곳은 국가안보를 위해서 국내외 정보활동과 대공수사를 주 업무로 하고 있는 국가안전기획부입니다.

안기부는 지난 2월 새 정부 출범이후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모든 면에서 일대 개혁을 추진해 왔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학자출신의 김덕 안기부장관은 취임 후 20여일 만에 국회에 나와 공개리에 북한핵문제 대해 보고하는 유연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 김덕(안기부장): 한 가지 저희들이 확실히 말씀드리고 있는 것은 현 시점의 북한 체제에 있어서 소위 핵은 체제생존에 담보로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기자: 김덕 부장 취임 후 가장먼저 직원들의 활동 매너가 달라졌습니다.

직원들의 외근이나 대민 접촉 시 항상 친절한 태도가 몸에 베기 시작했습니다.

무거웠던 전화태도도 밝게 고쳐졌습니다.

청사 주변의 바리케이드가 모두 없어졌고, 간부와 직원이 같은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안기부는 이 같은 근무태도와 환경의 개혁을 시발로 직제도 크게 뜯어고쳤습니다.

이미 4개의 차장보 직제와 정시사찰의 오해를 받던 일부 국내부처를 폐지하거나 줄였고, 16군데의 지방 출장소가 폐쇄됐습니다.

안기부법의 개정으로 예산이 국회에 심사대상이 됐고, 수사권의 범위가 축소됐으며, 변호인 접경 권을 보장하기로 하는 등의 근무여건이 크게 바뀜에 따라 안기부 직원들의 사기가 위축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안기부는 그 같은 변화는 국민에 시대적 요청에 의해 생겨난 변화들인 만큼 그동안 추진해온 자기계획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법이 바뀐 만큼 정치권의 안기부에 거는 기대는 큽니다.

● 박희태(국회 정치특위 민자 간사,의원): 안보를 책임졌던 중추수사기관으로써의 소임을 다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안기부 모든 분들이 직무에 임해 줄 수 있기를 제 바램입니다.

● 박상천(국회 정치특위 민주 간사,의원): 안보에 관한 정보만을 수집하던 그런 기관에서 경제정보와 국제범죄 조직의 정보를 수집해서 개방화와 국제화 시대에 한국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기자: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안기부의 보훈은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합니다.

결코 자랑도 변명도 불평도 않는다는 것은 정보요원들의 비밀스런 생활신조입니다.

안기부직원들은 비록 음지에서 일하지만 환골탈퇴 자기 혁신을 제대로 해낼 때 고문과 정치사찰, 강제연행이라는 얼룩진 과거의 이미지를 완전히 씻을 수 있을 것이며, 그것만이 양지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일치된 기대일 것입니다.

MBC뉴스 황헌입니다.

(황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