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김지은

부산 열차 전복 사고 악몽의 현장[이호인]

입력 | 1993-03-29   수정 | 1993-03-29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부산 열차 전복 사고 악몽의 현장 ]

● 앵커: 철도 사상 최대 참사를 빚은 부산 구포역 열차 전복 사고, 지금부터 집중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200여 명 가까이나 되는 이번 사고 현장은 간밤에 복구 작업에도 불구하고 어제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공중에서 본 부산시 덕천2동 사고 현장 이호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날이 밝으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사고현장은 어제의 끔찍한 악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차가 전복된 사고현장은 폭격을 당한 듯 지반이 꺼져서 4, 5미터 깊이의 커다란 구덩이가 생겨났습니다.

밤새 복구 작업이 진행되기는 했지만 사고 기관차는 여전히 구덩이 속 흙더미에 쳐 박혀 흉측스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기관차 뒷부분은 충돌의 충격으로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선로의 침목만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반쯤 잘린 채 형체 없이 짓이겨진 객차.

객차의 여기저기에 걸려있는 희생자들의 옷가지와 부서진 의자들이 참혹한 사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줄 뿐입니다.

객차의 바퀴도 앙상하게 남아서 고철더미로 변했습니다.

철로 변 주택가에 치워진 발전차도 예외 없이 충격으로 뒷부분이 성냥갑처럼 뭉개져 있습니다.

복구 작업이 진행되는 오전 내내 사고 현장 주변에는 간밤에 놀람이 채 가시지 않은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허탈한 표정으로 작업을 지켜봤습니다.

시계 바늘을 50여 년으로 되돌려 놓은 듯한 이번 부산시 덕천2동 열차 사고는 사람의 잘못이 가져오는 사고의 참혹함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호인입니다.

(이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