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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세웅
[앵커의 눈] 과일시장은 열대?
입력 | 2016-05-26 20:36 수정 | 2016-05-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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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빨간 속살의 수박, 노란 참외와 보랏빛 포도까지.
때 이른 더위와 함께 여름 과일도 일찍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밀려드는 수입 과일 탓에 이렇게 달고 과즙 풍부한 우리 과일 찾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데요.
먼저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형마트 과일 코너, 이미 국민 과일이 된 바나나는 물론 파인애플이나 오렌지가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베트남산 용과, 미국산 아보카도, 필리핀산 망고까지 생소했던 이름의 열대 과일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김소연]
″동남아 여행 다니면서 이것저것 과일 접하다가 망고가 제일 맛있어서….″
지난해 대형마트 전체 과일 판매량에서 수입 과일이 차지하는 비율은 40%에 육박합니다.
[편정미]
″(이전에는) 이 가격보다 많이 비싸게 샀거든요. 그런데 오늘 보니까 진짜 예전보다 (가격이) 많이 내려서….″
전통 시장에서도 수입 과일 찾는 손님이 늘고 있습니다.
반면 국산 사과는 저장 물량이 많이 쏟아지면서 작년의 절반 가격으로 떨어졌고 배 역시 예년 가격의 70% 정도입니다.
[왕경희/시장 상인]
″골드 키위나 뭐 파인애플 여러 가지 엄청 많이 찾아요.″
식품업체는 수입 열대 과일을 넣은 우유와 주스 등 음료를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샌드위치와 빙수 등 활용범위가 넓어지면서, 자몽과 망고 수입량은 1년 새 크게 증가했습니다.
◀ 앵커 ▶
수입 열대 과일의 경쟁력, 먼저 당도입니다.
봄철 최상품 딸기의 당도가 12브릭스 정도인데요.
망고나 바나나는 20브릭스 안팎입니다.
단맛에 익숙한 젊은 층이 좋아하겠죠.
가격도 많이 싸졌습니다.
망고의 평균 수입 가격은 1킬로그램당 4천5백 원으로 5년 새 2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고급과일로 여겨졌는데 이제 국산 복숭아와 비슷한 수준이죠.
앞으로 값이 더 떨어집니다.
수입열대과일 80%가 동남아산인데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 10년째인 올해 용과, 두리안 같은 수입 과일에 붙는 관세가 추가로 인하됐고요.
베트남, 중국과도 FTA를 맺으면서 다른 열대 과일의 관세도 차츰 사라질 전망입니다.
◀ 앵커 ▶
한라봉 하면 제주, 사과 하면 대구, 이젠 옛말이죠.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1.8도 올랐습니다.
세계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속돈데, 과일의 재배 지도와 이름까지 바뀌고 있습니다.
박영회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중동과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부드러운 식감과 단맛을 자랑하는 멜론.
국내에선 1990년 경북 고령에서 본격적으로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북쪽으로 300킬로미터 떨어진 남한 최북단 지역, 경기도 연천에서도 재배합니다.
[계태일/농장주]
″밤 날씨가 춥기 때문에 열매는 작아도 달아보면 무게가 많이 나가요.″
지난해 열대 과일 재배 면적은 80% 넘게 증가했는데, 열대 과일 농가 열에 일곱은 제주가 아닌 곳이었습니다.
부산, 경남에선 요리에 많이 쓰이는 구아바를, 경북 지방에선 패션프루트를 주로 재배하고, 파파야는 전남이 주산집니다.
주요 과일 재배지도 북상 중입니다.
제주 한라봉은 경북 경주까지 올라와 ′신라봉′으로 이름을 바꿨고, 또 충북에서는 천혜향과 교접한 ′탄금향′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사과 주산지도 달라졌습니다.
유명 사과 산지였던 대구 경북지방의 지난해 평균 기온은 13.5도.
재배 적정 온도를 2도 이상 웃돕니다.
4, 5년 뒤면 전국 사과 재배 가능 지역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1980년대, 바나나 값은 한 송이에 1만 원이 넘었습니다.
자장면 한 그릇에 6, 7백 원하던 시절이니까 쉽게 먹을 수 없었습니다.
돈이 되다 보니, 제주에선 연 2만 톤 넘게 바나나를 생산할 정도로 재배 농가가 늘었는데 지금은 두 곳 빼고 모두 사라졌습니다.
수입 바나나가 들어오면서 가격이 뚝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열대 과일 재배가 늘면서 제2의 바나나 파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나세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수확 철을 맞아 망고를 따는 손길이 조심스럽습니다.
[김용곤/농장주]
″아기 피부같이 아주 부드럽거든요. 부드러우니까, 위쪽을 조심스럽게 잘라야 합니다.″
기후에 민감해 온도가 맞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지난 다섯 달 동안 들인 난방비만 4천만 원.
생산비는 많이 들지만 소득은 전보다 더 늘었습니다.
수입 망고보다 서너 배 비싼 가격에도 꾸준히 팔려나가기 때문입니다.
제주 망고는 잔류 농약이 적고 신선하다는 인식 덕분입니다.
[김용곤/농장주]
″당도가 좋고 일단 신선하고. 농장에서 직접 따서 바로 소비자에게 직거래할 수 있으니까.″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는 리치, 추가 설비가 필요 없는 올리브, 천사의 열매라는 파파야까지 제주에서 시험 재배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바나나 파동을 겪지 않으려면 가격보단 품질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김천환/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사]
″좀 비싸더라도 소비자가 충분히 선택할 수 있을 정도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
◀ 앵커 ▶
30여 년 뒤면 국내 6대 과수 중 단감과 감귤을 빼고는 대부분의 생산량이 줄 거라고 합니다.
차례상에서 망고와 패션프루트가 낯설지 않을 수도 있겠죠.
달라지는 기후, 과일 시장만 봐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