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최유찬

'金탄' 된 연탄…"'오들오들' 서민들 지켜주세요"

입력 | 2019-01-03 20:40   수정 | 2019-01-0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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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생계가 어려운 노인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면서 쓴 100여 통의 편지 중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서민의 연료, 연탄이 금탄이 됐습니다.″

″사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 노인들 생각 좀 해주세요.″

″추운 겨울에 연탄 값이 너무 추워서,너무 괴롭습니다. 너무 추워요.″

정리를 해보면 서민, 특히 벌이가 없는 노인들에겐 생명과 같은 연탄 값이 너무 비싸니까 대통령이 좀 도와달라는 이야깁니다.

도대체, 이 연탄값이 얼마나, 또 왜 올랐기에 이런건지, 최유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올 겨울 연탄값은 한 장에 800원, 지난 겨울보다 100원이나 뛰었습니다.

[김귀임]
″지금 여기도 때고 여기도 때고, 두 군데 땠지만 너무 힘들어. 울고 싶지. 벌벌 떨고 사는 게…″

[박영숙]
″아껴서 때고 하려고 내가 조금 어디가게 되면 그냥 꺼야되겠어 못 살아 내가…″

요즘 같이 추운 겨울에는 하루에 보통 이 연탄 5장을 때야 합니다. 한달로 치면 150장 정도 필요한 건데, 어르신들에게는 이 연탄값조차 버겁습니다.

연탄값은 지난 2009년 이후 7년간 동결됐다가 최근 3년 연속으로 장당 100원꼴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겨울엔 가구당 1000장 정도를 때야하는 저소득 노인들에겐 큰 부담입니다.

[김점례]
″없는 사람은 그냥 얼어서 죽어야 되나. 서운하죠 서럽고. 없는 사람을 위해서 연탄값 좀 안 올리셨음 좋겠어요.″

대체 연탄값은 왜 오르게 된걸까.

지난 2010년 열린 G20 서울 정상회의.

회원국들은 환경보호를 위해 석탄 생산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합의를 지키기 위해선 연탄값을 매년 19.6%씩 올려야 합니다.

정부는 연탄값 인상에 따른 저소득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연탄 쿠폰을 지급합니다.

그러나 전부 다 지원할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가구당) 1000장 중에 500장을 지원해주면 50%를 지원해주는 거잖아요. 100% 지원해주는 복지는 없으니까.″

하지만 굳이 전체 가구의 1%도 안되는 저소득 연탄 난방 가구에까지 G20 협약 사항을 일괄 적용해야 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허기복/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표]
″평균 연령이 80이 넘으시고 월 소득이 30만 원 미만이다 보니가 단돈 100원이 아쉬운 거예요. 난방으로 연탄을 하시는 분들에 한해서는 연탄 가격을 동결해주시고…″

물론 화석연료를 줄이자는 국제 합의를 지키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11만 저소득층 노인들이 당장 연탄값 때문에 이 한파에 냉골을 견뎌야하는 현실도 돌아보는 노력 역시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