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진주

사고 조짐 '차고 넘쳤다'…안전조치 위반 '1천 건'

입력 | 2019-01-15 20:30   수정 | 2019-01-1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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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고 김용균씨가 일했던 태안 화력 발전소에 대해서 노동부가 특별근로 감독을 실시했죠.

그 보고서 일부를 MBC가 입수해서 살펴보니까, 설비관리부터 작업 환경, 안전조치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모두 천 스물두건의 안전조치 위반사항이 적발됐고 이 가운데 사법 처리해야 할 대상이 7백 건, 과태료만 해도 6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고 김용균씨 동료들이 폭로한 태안화력 작업 현장 사진입니다.

지상 80m 높이 옥외 컨베이어벨트엔 난간도 없고 발판도 허술합니다.

이렇게 가끔 불이라도 나면 작업자 혼자 불도 끄고 신고도 해야 합니다.

[故 김용균씨 동료]
″굴착기를 이용해서 진화 작업을 하는데 가스 농도가 높아서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지지대도 없이 설치된 컨베이어벨트 옆 발판 위에서 포크레인 중장비가 위태롭게 작업하는가 하면 작업자 키보다 높은 컨베이어벨트를 사다리도 없이 살펴야하기 때문에 올려다 보는 과정에서 옷이나 신체가 낄 수 있습니다.

[故 김용균씨 동료]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면 아이들러(회전 롤러)도 돌아가는데 순식간에 아이들러 같은 데에 손 같은 게 빨려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보고서 MBC가 입수해 확인한 결과, 고 김용균씨가 숨진 태안화력 작업현장은 근로환경이나 안전조치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총 위반 건수가 무려 1029건.

이 가운데 10건 중 8건 이상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의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추락 방지 시설이나 난간이 없는 등 안전조치 위반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위반 사항 중 과태료 대상은 모두 6억6천만원 280여건이고, 나머지 7백여건에 대해선 관련자 고발 등 사법 처리 대상입니다.

보고서는 또 ″작업 환경의 문제점이 너무 많아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근로감독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안전 관리 등 위반사항이 너무 많아 총체적 난국″이란 표현까지 썼습니다.

실상이 이런데도 서부발전은 최근까지도 여당 정치인 방문에 맞춘 물청소 의혹은 고인 물을 치웠을 뿐이라거나 하청업체가 알아서 한 것이라는 등 언론과 시민단체가 제기한 의혹 14가지에 대해 책임 회피로 일관한 내용의 해명글을 내부 직원들에게 알리기까지 했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