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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판돈 수천만 원 '유튜브' 도박…"10분 만에 다 잃어"

입력 | 2019-01-15 20:32   수정 | 2019-01-1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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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게임업체 넷마블이 자사 게임으로 불법 도박을 일삼는 회원들을 처벌해달라면서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유튜브나 아프리카 TV 같은 개인 인터넷 방송을 통해 수천만원 대 판돈이 걸린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는데 넷마블 자체 능력으론 중단시킬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이지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BJ가 유튜브에서 진행하는 생방송 화면입니다.

자신이 카드 게임하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화면 상단에 ′사행성 조장 금지′라는 문구가 보이고, 채팅창엔 수시로 특정 SNS ID가 올라옵니다.

뭔가 싶어 연락을 했더니, 카드게임으로 딴 사이버 머니를 진짜 돈으로 바꿔주는 환전상이었습니다.

[환전상]
(방송 보고 전화했는데요.)
″혹시 닉네임 어떻게 되시죠?″
(XX요.)
″우선 00(BJ)님한테 물어볼게요.″

다시 말해, 환전상에게 돈을 보내고 BJ한테 대신 카드 게임을 시킨 뒤, 이기면 돈을 따가는 불법 도박인 겁니다.

이 도박에 빠져 지난 5개월간 8천만 원을 날렸다는 김모씨.

[김 모 씨/인터넷도박 경험자]
″이거에 빠지면 정말 무서워요. 저는 이 방송을 계기로 벌금을 내더라도 이런 게임은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씨의 협조를 받아 인터넷 방송 도박이 얼마나 위험한 지 알아봤습니다.

33만 원을 걸어 130만 원 정도를 순식간에 땄지만,

″그렇지! 천만골드!″

불과 10분만에 돈을 다 잃었습니다.

″올인이야 올인.″

[김 모 씨/인터넷도박 경험자]
″′그만해야지, 그만해야지′, ′여기서 더 하면 망가지겠다′ 생각은 하는데 막상 하루 이틀 지나면 또 하게 되더라고요. 컴퓨터 앞에 앉으면 저도 모르게…″

게임당 베팅 횟수에 제한이 없다 보니 중독성이 높아, 하루 오가는 판돈만 수 천만원에 달합니다.

[김 모 씨/인터넷도박 경험자]
″유명 BJ는 하루에 3천만 원 정도 거래를 할거고 일반 BJ같은 경우는 1천에서 1천 5백(만 원) 정도 거래를 해요.″

이런 도박판이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에서만 최소 수 십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게임업체 넷마블은 그동안 도박판을 벌이는 회원들을 걸러내 한 달에 천 명정도씩 제재했지만,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경찰에 정식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일단 회원수가 많은 유명 BJ들과 환전상 등 10명이 수사 대상입니다.

경찰은 해당 BJ와 환전상들의 소재를 파악해 검거한 뒤 자금 규모와 도박횟수 등을 조사하고, 다른 게임업체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