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강연섭

표 바꾸려면 "일단 취소하세요"…年 300억 챙겨

입력 | 2019-02-02 20:21   수정 | 2019-02-0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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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기차로 귀성하는 분들도 많으시죠.

그런데 버스표나 항공권과 달리 유독 기차표는 예약을 변경하려면 무조건 취소하고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요.

이렇게 거둬들인 취소 수수료가 작년 한해 3백억 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강연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귀성객들로 가득한 서울역.

승객 셋중 둘은 모바일로 예매하다 보니 창구는 한산한 편입니다.

하지만 예약을 바꾸려는 승객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습니다.

[손성규]
″시간이 조금 안 맞아 가지고 다른 표로 바꾸려고 하는데, 기존 표를 취소를 무조건 해야 되기 때문에…″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는 출발 1시간전까지, 국내선 항공편도 대부분 수수료없이 예약 시간과 목적지를 바꿀 수 있지만, 유독 열차표는 변경이 안됩니다.

제가 20분전에 예약한 부산행 KTX 모바일 승차권입니다.

출발을 3시간 앞두고 있는데 좌석이나 시간을 바꾸려 해도 바꿀 수가 없습니다.

결국 취소하고 새로 끊어야 하는데 수수료로 10%인 6천원을 뗍니다.

열차 출발 직전 표를 취소하고 안 나타나는 이른바 ′노쇼′를 막기 위한 조치라며, 코레일은 수수료를 더 올렸습니다.

작년 설부터 명절기간에는 출발 하루 전부터 5%를 부과했고, 8월부터는 평소에도 1시간 이내 취소할 때만 받던 10% 수수료를 3시간 이내로 확대했습니다.

SR은 출발 1시간 이내 취소시 10%를 받습니다.

코레일과 SR이 수수료로 번 돈은 재작년 218억원, 작년엔 3백억원이 넘습니다.

[코레일 관계자]
″(수수료 인상) 노 쇼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계속 커졌잖아요. 그런 추세에 맞춰서 갈 수 밖에 없었어요.″

코레일은 열차표 100장 가운데 25장 꼴로 취소되기 때문이라는데, 실제로는 이 가운데 22장이 다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른바 ′노 쇼′ 비율은 3% 정도인 겁니다.

[김철민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수수료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노 쇼 비율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코레일이 노 쇼를 핑계로 수수료 장사를 하고 있다는…″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코레일과 SR에 시간 변경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올 상반기 안에 개선하라고 권고했습니다.

SR은 6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코레일은 수수료 인상 때엔 1달 반 걸렸는데, 이번엔 최소 6개월이 걸린다고 밝혔습니다.

더구나 예약시간을 앞으로 당기는 변경만 가능하고, 예약을 뒤로 미루는 변경은 나중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코레일 관계자]
″(예약 시간 앞당기는) 변경을 먼저 시행을 해 보고, 그 데이터를 가지고 노 쇼나 이런 것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고 나서 (뒤로 미룰지도) 결정할 것입니다.″

코레일은 지난해 250억원 넘게 받은 수수료를 승객편의를 위해 쓰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사용내역은 자료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