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찬

아프리카에 '달러 펑펑' 법인?…황당 사기 어디까지

입력 | 2019-02-19 20:31   수정 | 2019-02-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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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주 ′바로 간다′ 코너를 통해 코인업이라는 가상화폐 회사의 사기 의혹을 보도해 드렸습니다.

보도 이후에도 ′안 믿으면 말고′ 식의 황당한 투자 설명은 멈추지 않고 있고 끝내 경찰이 오늘 이 회사를 압수 수색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청와대 허락도 없이 합성해 사용한 가상화폐 회사 코인업.

두 달 만에 5배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까지 내놓고 투자자를 끌어모은 이 회사는 툭하면 해외 진출을 언급해 왔습니다.

[코인업 관계자]
″피지에도 저희가 진출할 겁니다. 아름다운 집을 여러분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되시겠습니까?″

피지뿐만이 아닙니다.

인도양의 보석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휴양지 ′모리셔스′.

코인업은 최근 “대형 법무법인 ′율촌′과 협약을 맺고 모리셔스 공화국에도 법인을 세웠다”고 발표했습니다.

[코인업 관계자]
″율촌 회사하고 우리가 손을 잡아서 우리가 모리셔스에서 법인을 설립했기 때문에…″

그러면서 현지 법인을 통해 달러를 무한대로 들여와 환전 사업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모리셔스라는 법인을 통해서 달러를 무한대로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어떻게? 최저가에.″

사실인지 법무법인 율촌에 물어봤습니다.

율촌에선 ″모든 변호사한테 다 확인했지만,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코인업이 추진하는 지하상가 분양 사업도 의문투성이입니다.

코인업은 약 10제곱미터짜리 동대문 쇼핑몰 상가 천 개를 확보했다면서, 투자금을 많이 끌어 온 회원만 골라서 특별 분양한다고 광고해왔습니다.

단 돈 400만 원만 내고 분양받으면, 이후 18년 동안 가만히 앉아서 임대료로 매달 수십만 원을 꼬박꼬박 챙길 수 있다는 겁니다.

[코인업 관계자]
″1억 5천에서 2억 5천을 받았던 상가에요. 그걸 우리한테 얼마를 준 줄 아세요? 4백만 원에 줬어요.″

하지만 상가 주인을 만나봤더니, 18년 장기 임대니 특혜 분양이니 하는 말은 모두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임대 기간 5년에 보증금 130만 원과 월세를 받는 조건으로 빌려주기로 했는데, 아직 보증금도 다 안내고, 계약금 30만 원만 걸어놨을 뿐이란 겁니다.

[이창무/쇼핑몰 상가 주인]
″특혜 분양이니 18년 장기 임대니, 사람들 현혹하는 식으로…실질적으로 이쪽에서 진행된 것은 계약금만 지급된 상태이고…″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경찰은 수사관 50 명을 투입해 코인업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불법 자금 수신하고 사기 행위 등 (혐의입니다). 투자자 명단, 유사수신과 관련된 모든 자료 다 확보했거든요.″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코인업은 이미 닷새 전에 이삿짐 업체를 불러 사무실 금고와 서류를 트럭 두 대로 나눠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건물 관리인]
″서류하고 금고하고 자기네 중요한 것만 싹 1톤짜리 두 대, 저녁 7시에 불러서 싣고 가버리고…″

가상화폐 거래소가 모인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급히 보도자료를 내고, ″회원사 가운데 ′코인업′ 상장을 검토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며 주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