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윤미

지난 10일간 서울 숨쉴 수 있는 날은…"단 2일뿐"

입력 | 2019-03-04 20:24   수정 | 2019-03-0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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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 상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매캐한 스모그에 휩싸인 도심은 마치 전염병이 도는 마을처럼 마스크를 쓴 시민들로 넘쳐났고요.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 이후에 처음으로 닷새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됐습니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미세먼지 달력인데요.

지난 달 22일 이후 오늘까지 서울은 단 이틀만 빼고 빠짐없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오늘 예보로는 내일과 모레도 ′매우 나쁨′수준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자, 이 지독한 미세먼지는 도대체 왜 사라지지 않는걸까요?

김윤미 기자가 미세먼지의 실태와 전망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봄이 왔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미세먼지 세상입니다.

지난 주 목요일 이후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 전역의 하늘과 육지, 바다까지 점령했습니다.

경기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203㎍, 서울과 충남 등지에서도 150㎍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지난 2015년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 관측이 시작된 이후 지난 1, 2월은 사상 최악이었습니다.

[유승협]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고 마스크 벗으면 콜록콜록 거리고 그런 상태가 되죠.″

정부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닷새 연속 발령했지만 고농도 미세먼지는 걷힐 줄 모릅니다.

레이저를 이용해 미세먼지층의 두께를 재 봤습니다.

지상에서부터 1km 상공까지 미세먼지가 가득합니다.

[김상우/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지금 보시면 지속적으로 1km 고도 이하에서 계속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분석 결과 이 미세먼지는 주로 중국 북부 지역에서 서해와 북한을 거쳐 한반도로 유입됐습니다.

여기에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도 추가됐습니다.

최근 미세먼지가 더 심각한 건, 이렇게 몰려온 미세먼지가 바람에 날려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2014년 이후 서울의 겨울철 풍속은 매년 감소해 이번 겨울에는 5년 전보다 30 %나 급감했습니다.

동북아시아를 흡연실에 비유하면, 중국과 한국이 계속 담배를 피우는데 이 연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환풍기가 멈춘 셈입니다.

그 이유가 뭔지 전문가를 찾아가 물어봤습니다.

[윤진호/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 교수]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서 대기 하층이 점점 안정화되고 그에 따라서 바람의 속도가 감소하고 이는 미세먼지가 악화될 수 있는 요소가 증가하는…″

지구가 더워지면 땅보다 공기가 더 빨리 데워지면서 시원한 바람이 덜 불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여기다 올해는 서태평양과 동중국해의 고온 현상이 한반도에 남풍을 불게 해 북풍의 남하를 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국종성/포스텍 환경공학과 교수]
″(남풍은) 북풍의 흐름을 약화시켜서 미세먼지를 가중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환경과학원은 내일과 모레도 ′매우 나쁨′ 수준의 독한 미세먼지가 뒤덮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목요일은 미세먼지가 잠시 줄어들겠지만, 금요일부터는 다시 미세먼지가 몰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