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양소연

[단독] 생사 기로서 전화했는데…"수영하면서 말 잘 하네"

입력 | 2019-03-14 20:34   수정 | 2019-03-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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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작년 말쯤 한강에 뛰어든 20대 여성이 119에 전화를 걸어서 구조를 요청했지만 끝내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건 당시 119 상황실과 현장 출동 대원들이 정확한 구조 위치를 몰라서 헤맸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중요한 건 이렇게 헤매게 된 배경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감사 보고서를 양소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27일 새벽 1시 23분 서울 마포대교에서 23살 대학생 최 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강에 투신했습니다.

물에 빠진 최 씨는 5분 뒤 물속에서 휴대전화로 119에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이때 119상황실 접수요원은 ″강에서 수영하면서 전화하는 걸 보니 대단하다″며 최씨의 구조요청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 씨가 거듭 구조를 요청하자 새벽 1시 30분에 영등포소방서와 여의도 수난구조대에 출동지령을 내립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MBC가 입수한 사건 감사보고서입니다.

최 씨의 위치를 묻는 현장 구조대의 질문에 방재센터는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고 하는데 다 수색하라″고 지시합니다.

신고 당시 최 씨가 다리 가운데쯤에서 뛰어내렸다고 했는데도 이를 전달하지 않은 것입니다.

더구나 119 상황 관리 메뉴얼에 따르면 출동 지령을 받으면 곧바로 신속히 위치추적 하도록 돼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11분 뒤에야 위치추적이 이뤄졌고 모두 수신실패로 떴습니다.

이렇게 현장 구조대가 우왕좌왕한 시간은 15분 정도.

구조대는 최 씨를 결국 발견하지 못했고 삼일 뒤 최 씨의 시신은 한강공원에서 발견됐습니다.

구조의 골든타임이 늦어서 최 씨를 구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듭니다.

하지만 감사를 진행한 서울시와 소방당국은 최 씨의 죽음과 119의 대응과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혀 논란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