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찬

온통 숯덩이에 잿더미…"숲 복원되려면 30년"

입력 | 2019-04-07 20:18   수정 | 2019-04-07 20:2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이번 화마는 우리 산림 생태계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습니다.

수십 년 된 금강송도 모두 잿더미로 변했는데요.

다시 숲이 살아 숨쉬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번 산불이 시작된 곳으로부터 1km 떨어진 한 야산.

10미터가 넘는 금강송 수백 그루가 온통 숯덩이로 변했습니다.

새까맣게 탄 나무껍질은 손으로 만지자 숯가루만 날리고, 무성했던 솔잎은 모두 잿더미가 됐습니다.

봄꽃과 잡초는 온데간데 없고, 까맣게 그을린 토양은 몇 번을 파내야 갈색 흙이 나옵니다.

불이 꺼진 지 이틀이 지났지만 바람만 불면 매캐한 냄새는 코를 찌르고, 흙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습니다.

화마에 못 이겨 시커멓게 탄 바위는 껍질이 벗겨집니다.

곳곳에 잘라내고 부러진 나무들은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습니다.

[배영덕/야산 주인]
″복구는 뭐 지금 이 상태로 하려면 최소한 40년? 40년 걸려요.″

폐허로 변한 이 야산이 회복하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1년 전 산불로 화마가 휩쓸고 간 고성군 가진리로 가봤습니다.

야생화가 피어나고, 잡초도 눈에 띄지만 여전히 민둥산입니다.

흙은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고, 곳곳엔 이제 벌목이 끝난 아름드리 나무만 쓰러져 있습니다.

불에 탄 나무를 잘라내는 데만 5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를 산에서 내려보내는 데는 또 다른 시간이 필요합니다.

[김주오/산림감시원]
″벌채한 나무들을 하산시키고 조림을 실시하려고 하는겁니다.″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고 다시 토양이 비옥해지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도 예측하기 힘듭니다.

[강원석 박사/국립산림과학원]
″낙엽들이 썩고 양분이 되고 순환구조가 완벽하게 돌아가야 토양이 회복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이 나고 숲과 야생이 복원되는 데만 30년 이상, 토양이 살아나기까진 1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