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영회

[정참시] '세월호 망언' 정치인 사과법, 유형도 제각각

입력 | 2019-04-17 20:39   수정 | 2019-04-17 20:53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정치에 참견해보는 시간, 정치적 참견시점 박영회 기자 나와있습니다.

제목이 ′정치인의 사과법′인데요.

안 그래도 어제 오늘 세월호 막말 때문에 사과하는 정치인 많았어요.

◀ 기자 ▶

네, 그런데, 그 사과의 내용이나 뉘앙스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래서 유형별로 정리해봤는데요.

먼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인데, 세월호로 징하게 해 처먹는다, 역대급 막말을 한 차명진 전 의원의 경우입니다.

어제 사과문을 올렸는데, 불과 한 시간 전 유튜브 방송에 나와서 ″후회하지 않는다″.

″막말했다고 난리 났는데, 외로우니까 지켜달라″고 말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한시간만에 왜 급변해 사과한 건지, 그 정황에 대한 지인의 언급이 있었는데, 들어보시죠.

[노영희/변호사]
″(김문수TV) 이후에 저하고 통화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큰일 난다. 민형사상 당신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고…설명을 들어 보니 이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바뀐 것 같은데요.″

◀ 앵커 ▶

이렇게 들어서는 갑작스러운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어요.

◀ 기자 ▶

사실 속마음은 본인만 알겠지만, 진정성이 의심되는 정황은 또 있습니다.

서울대 정치학과 79학번 동기 카톡방, 오늘 하루종일 화제였죠.

대학 동기가 언제 정신 차릴래 질타하니까, 방을 뛰쳐나가고, 다시 부르니 또 나가고, 역시 반성이나 사과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 앵커 ▶

이런 회피가 적어도 반성으로 읽히지는 않습니다.

자, 다음 유형은 뭔가요?

◀ 기자 ▶

버티다 사과, 정진석 의원 경우인데요, 어제까지만 해도 세월호, 징글징글하다,는 자신의 글이 왜 분개할 일이냐며 완강히 버텼습니다.

발언 들어보시죠.

[정진석/자유한국당 의원]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읽어보시고 그게 왜 유가족들이 분개해야 되는 일인지를 한번 읽어보시라고. 정치권을 향한 일침이고 일반적인 이야기라고.″

결국 하루 지난 오늘에서야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어제 깔끔하게 사과했으면 될텐데, 하루 더 매를 벌었습니다.

◀ 앵커 ▶

세번째 유형도 보죠.

″뭐뭐 했다면 유감이다″?

일종의 조건부 유감 표명인데, 정치인들이 즐겨쓰는 애매한 표현이죠.

◀ 기자 ▶

나경원 원내대표가 어제 사과할 때 쓴 화법인데,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들어보시죠.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유가족이나 피해자분들께 아픔을 드렸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합니다.″

[5·18 망언 사과 (지난 2월)]
″5·18 희생자들에게 아픔을 주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합니다.″

◀ 앵커 ▶

사과를 받는 사람 입장에선 사과처럼 안 느껴질 것 같은데요.

◀ 기자 ▶

내가 이렇게 해서 잘못했다가 아니라 당신이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유감이다, 이런 형식이니, 사과라기엔 이상하죠.

유감이란 단어도 사과인지 헷갈리죠.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유감은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은 느낌′이란 뜻이어서, ′미안하다/죄송하다′는 의미로 보긴 어렵다고 돼 있었습니다.

◀ 앵커 ▶

한 마디로 온전한 사과는 아니라는 얘기군요.

황교안 대표의 사과는 어땠나요?

◀ 기자 ▶

네, 황교안 대표는 어제 유가족에게 ″마음을 담아 사죄″한다고 했고, 오늘도 거듭 사죄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유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다시 한번 당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말 자체는 가장 군더더기 없는 사과처럼 들립니다.

이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면, 제대로 된 징계나 재발 방지책이 이어져야 할 겁니다.

◀ 앵커 ▶

황교안 대표의 사죄가 당의 행동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치적 참견시점 박영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