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재민

[단독] '죽음의 공장' 이유 있었다…'안전 위반' 2천4백 건

입력 | 2019-04-18 20:12   수정 | 2019-04-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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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어난 고 김용균씨 사망 사고 이후 두달 뒤, 이웃한 당진의 현대 제철에서도 50대 비정규직 노동자가 김용균 씨처럼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했습니다.

이 공장의 작업 환경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정부의 현장조사 결과를 MBC가 입수해봤더니 안전 조치가 잘못된 게 무려 2천4백 건 넘었습니다.

김씨가 숨진 태안 화력발전소보다도 두 배나 많은 건데 이쯤되면 사고가 안 나는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이재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철광석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 작업장입니다.

한 발자국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지가 가득합니다.

곳곳에 기계 부품이 방치돼 있고, 울타리는 없거나 부서져 있고, 말 그대로 나사가 풀려 있는 곳도 있습니다.

가스 누출 감지기는 없거나 파손됐고, 통로 밝기가 법적 기준의 3분의 1도 안 되는 20럭스인데도 고장난 조명을 고치지 않습니다.

[박광원/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부장]
″(컨베이어 벨트) 이동 통로가 공중에 떠 있어요. 공중에 떠 있는 상태인데 그 안전 통로 자체도 안전 조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50대 비정규직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서 숨지자 정부의 특별근로감독과 안전 진단이 동시에 이뤄졌고, 2,401건의 위반 사항이 드러났습니다.

故 김용균 씨가 숨진 태안 화력발전소 위반 건수 1,029건보다 두 배 이상 많습니다.

컨베이어 벨트와 관련된 지적 사항만 1,300여건.

작업자를 보호할 난간이 없다거나, 조명이 부족하고 주변에 장애물이 있는 등 안전과 직결된 사항들입니다.

특히 사고가 나서 긴급히 벨트를 멈춰야 할 때 쓰는 ′풀 코드 스위치′의 불량과 관리 소홀도 약 300건에 달했습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는 사망 사고가 난 컨베이어 벨트 문제도 많았지만, 노동자의 안전을 지킬 기본적인 안전 시설물이 없거나 잘못된 곳도 많았습니다.

컨베이어 벨트처럼 위험도가 높은 곳에선 대부분 비정규직이 일했지만 안전 대책은 더 미흡했습니다.

″장갑을 빨아서 써라″, ″안전모가 부족하면 정규직에게 얻어 쓰라″는 말을 들으면서 현장에서 ′차별′을 겪었다고 노동자들은 말합니다.

안전 문제를 제기해도 현대제철이 비정규직 노동자와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열지 않아서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홍승완/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지회장]
″안전 조치라든가 개선에 대해서 수없이 얘기를 합니다, 하청에서는. 그런데 원청까지 가지 않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사고가 계속 날 수밖에 없죠.″

현대제철은 지적 사항 2,400여 건에 대해 이달 안에 개선 계획을 세우고 다음달까지는 시행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 자료제공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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