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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뜯자 유로화 '우르르'…탐지기 '무사통과'

입력 | 2019-05-07 20:33   수정 | 2019-05-0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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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신발 밑창과 속옷 등에 외국돈을 숨겨서 해외로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270여차례에 걸쳐서 무려 천억원이 넘는 돈을 빼돌려 도박장 운영 자금으로 사용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적발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재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김해국제공항입니다.

경찰에 체포된 남성이 바지를 벗자 배 주위에 여성용 보정속옷이 보입니다.

[단속 경찰]
(뭡니까? 이거) ″돈입니다.″
(찼네요. 복대. 이거 뭡니까?)

보정속옷 속에서 숨겨둔 달러와 유로화 지폐 뭉치가 나옵니다.

몸 수색은 계속됩니다.

[단속 경찰]
″신발 한 번 벗어보세요.″

신발 깔창을 들자 양쪽 신발 속에서 유로화 지폐 뭉치도 발견됩니다.

체포된 남성은 국내에서 환전한 외국돈을 필리핀 도박장으로 밀반출하던 운반책이었습니다.

필리핀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는 53살 천 모 씨는 형과 함께 2016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276차례에 걸쳐 1천80억 원어치 외화를 불법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환전이 어렵고 국내에서 환전하는 것이 유리한 점을 이용해 국내 은행에 대포 통장을 만들어 두고 환전한 뒤 운반책을 이용해 돈을 필리핀으로 옮겼습니다.

[김명상/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필리핀 현지에서는 거액의 도박 자금은 원화에서 페소화로 환전이 안 됩니다. 환전이 쉬운 유로화와 달러화가 (도박 자금 조달에) 쉽기 때문에···″

이들은 외화 뭉치가 금속탐지기에 잘 적발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옷과 신발 등에 돈을 숨겨 필리핀으로 빼돌렸습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
″보안 검색하는 것은 위해 물질을 거르는 사항이라서 그런 게 (지폐) 안 잡힐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천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운반책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필리핀에 체류 중인 현지총책 3명에 대해선 지명수배를 내려 국제공조 수사를 요청하는가 하면 또 다른 밀반출조직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