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찬

[단독] "고급 한복까지 공짜로"…대사님의 '갑질 의혹'

입력 | 2019-05-08 19:57   수정 | 2019-05-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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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도경환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가 ′김영란 법′ 위반과 ′갑질 의혹′으로 중징계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MBC 취재 결과, 도 대사 부부가 고가의 한복을 공짜로 받아 챙기고 공관 행사에 쓰라고 지급된 식비를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도 대사는 ′모함′이라면서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민찬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우리 대사관이 주최한 ′한국의 밤′ 행사입니다.

행사 막바지, 한복패션쇼가 열렸는데, 도경환 말레이시아 대사 부부도 한복을 차려입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날 도 대사 부부가 입은 한복은 행사를 함께 기획한 국내의 한 재단이 제공한 옷입니다.

국내 유명 디자이너가 만들어 가격을 매기기도 어려운 고가의 한복을 무료로 내준 겁니다.

[한복패션쇼 관계자]
″한복 두 벌에다가 두루마기 비슷한 거 있었으니까 몇백만 원은 할 것 같은데요. 최고급 한복이었으니까요.″

도 대사 부부는 행사가 끝난 뒤 이 최고급 한복을 그대로 가져갔습니다.

[00재단 관계자]
″돌려받겠다는 생각으로 해드린 것은 아니고요. 우리 쪽에서 (한복을) 기증을 할 테니까 좋은 목적으로 (써달라고 드렸습니다.)″

행사 당시 도 대사가 자신이 입을 한복을 고르기 위해 여러 벌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한복패션쇼 관계자]
″증정으로 끝난 게 아니라 추가로 더 달라고 요구를 한 게 문제죠. 그냥 자기네들 입겠다고.″

도 대사는 외부 손님을 접대할 때 쓰라며 공관에 지급되는 공금을 개인 용도로 썼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도 대사의 부인이 공관 행사용으로 장을 보면서 한우를 산 것처럼 결제하고 실제로는 저렴한 미국산 소고기를 샀다는 겁니다.

한 대사관 직원은 도 대사 부부가 차액을 남겨 자신들이 먹을 식재료를 사는 데 썼다고 폭로했습니다.

[주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
″남긴 돈을 가지고는 자기들이 먹고 싶은 거 멍게니, 해삼이니, 또 돼지고기 삼겹살이니 (구입했다.)″

지난 1월 외교부 감사 당시 도 대사의 관저 냉동고에선 얼린 소고기 50kg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무려 250명이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주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
″고기가 몇kg인 줄 알아요? 57kg. 50kg이 넘어요. 돼지고기는 없어. 완전 소고기. 아주 좋은 것만.″

외교부는 도 대사가 직원들에게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감사를 벌였습니다.

도 대사가 관저에서 대사관으로 출근하기 직전, 직원들에게 미리 나와 현관문을 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외교부는 도 대사가 고가의 한복을 받아 ′김영란법′을 위반하고, 직원들에 부당한 지시를 했다며,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도경환 대사는 MBC와 전화 통화에서 외교부의 징계 방침이 부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행사 때 입은 한복은 반납하려고 했지만, 때를 놓쳤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도경환/주말레이시아 대사]
″행사 끝나기 전에 그 사람들이 귀국을 했어요. 그래서 반납할 수가 없었어요.″

또 공관 요리사와 직원들이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모함하고 있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도경환/주말레이시아 대사]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다 모함입니다. 지금 외교부가요, ′특임 대사′들에게 공격을 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인 도경환 대사는 정통 외교관료가 아닌 ′특임 대사′로 작년 2월 말레이시아 대사직에 임명됐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