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오늘의 한 컷] 고성 할머니의 카네이션

입력 | 2019-05-08 20:26   수정 | 2019-05-0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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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카네이션을 달아주는데 할머니가 서러운 눈물을 터뜨립니다.

머리에는 생전 외쳐본 적 없을 거 같은 ′결사 투쟁′이라는 머리띠를 둘렀습니다.

한달 전 식목일을 앞두고 강원도 고성, 속초 지역에 발생한 산불로 집도 가게도 비닐하우스도 잃어버린 이재민들이 오늘 머리띠에 피켓을 들고 속초 시내를 행진한 뒤 속초 한전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래도 오늘이 어버이날인데″라면서 젊은 이웃들이 어르신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렸습니다.

이재민이 요구하는 건 현실적인 보상, 구체적으로는 ′선 보상, 후 구상권 청구′ 그러니까 당장 살 집을 지을 수 있게 정부가 먼저 돈을 내주고 한전이든 누구든 나중에 화재 책임을 명확히 가려서 그 돈을 대신 받아내면 되지 않냐는 겁니다.

물론 정부도 나름 신속한 지원과 복구를 약속했고 보상에도 다 절차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저 눈뜨고 당하기만 한, 오롯이 피해자인 이들이

내가 살던 집 그대로가 아니라 당장 내가 살만한 집을 짓게 해달라고 머리에 띠를 두르고 눈물로 호소하며 외쳐야 하는 이런 장면이

우리 사회에서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는지, 어느 고성 할머니 가슴에 핀 카네이션이 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