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한수연

한밤중 울리는 '학부모' 전화…"교사 사기 바닥"

입력 | 2019-05-13 20:25   수정 | 2019-05-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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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틀 뒤, 스승의 날을 맞아서 교사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열명 중 9명이 최근 들어 ″사기가 떨어졌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뭔지 물었더니 ′학부모들의 민원′이었습니다.

한수연 기잡니다.

◀ 리포트 ▶

″학기 초면 더 세심하게 신경 쓰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급식도 카레를 안 줘서 맨밥을 먹게 했다는 게 사실입니까.″

급식부터 교사의 태도까지 밀려드는 학부모 항의들, 드라마 속 이야기만이 아니었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원단체가 전국 교사 5천여 명에게 물어봤더니, 10명 중 9명가량이 ′최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답했습니다.

10년 사이 32%포인트 증가했는데, 조사 이래 ′최고치′입니다.

이들이 꼽은 교직 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은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였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근무시간 외에도 학부모 민원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학부모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교사 10명 중 6명이 ′근무시간 구분 없이 수시로′ 학부모들의 전화나 메시지를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학부모가 연락한 이유로는 학생 관련 상담 내용이 가장 많았지만, 준비물 같은 단순 질문도 50%가 넘었습니다.

심지어 술을 마시고 밤늦게 전화해 신세 한탄을 하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교원의 68%가 개인 전화번호를 학부모에게 공개하는 데 반대했습니다.

[조성철/한국교총 대변인]
″(학부모가 연락할) 어떤 공식적인 절차라든지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보니까… 업무용 번호를 제공을 한다든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이 같은 공식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습니다.

[천영순/초등학교 학부모]
″(선생님들도) 개인 프라이버시가 있으시니까… 밴드(SNS)나 이런 걸 통해서 어머니들과 소통하는 부분들이 있긴 하거든요. 그런 걸 통해서도 알 수 있으니까, 직접적인 개인 번호가 아니더라도…″

경남도교육청은 올해 하반기부터 담임교사 등에게 업무용 휴대전화 번호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서울시교육청도 관련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 김우람VJ, 영상편집 : 김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