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남효정

[단독] 엄동설한 속 숨진 남성…누가 공원으로 옮겨놓았나

입력 | 2019-05-16 19:59   수정 | 2019-05-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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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1월, 술에 취해 길에서 잠든 60대 가장을 소방 구조대가 병원으로 이송시켰는데 어찌된 게 그 다음날 근처 공원 벤치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조사해보니 이 60대 가장은 제 발로 공원에 간 게 아니라 병원 직원들이 옮겨다 놓은 겁니다.

이 병원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인천의료원입니다.

지금부터 이 어처구니 없는 죽음, 집중 보도합니다.

먼저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영하의 날씨를 보였던 지난 1월 21일 아침.

인천시 동구에 있는 한 공원에서 62살 채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국과수 부검결과 사망 원인은 저체온증, 그러니까 몸이 얼어서 숨진 것입니다.

채씨의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공원 CCTV에서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습니다.

채씨가 혼자 공원에 온 게 아니라 두 남성이 채씨를 휠체어에 태워 공원으로 옮긴 겁니다.

두 남성은 공원 근처에 있는 인천의료원 소속 경비원들이었습니다.

경비원들이 채씨를 두고 간 벤치입니다.

이곳에 앉아 있던 채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12시간 만에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습니다.

경찰은 채씨가 숨지기 전날인 오후 5시쯤, 119 구급대에 실려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술에 취해 길에서 잠들었던 채씨를 발견한 구급대가 이대로 두면 위험할 것 같다고 판단해 병원으로 옮겼던 겁니다.

의사의 문진을 받고 한 시간 넘게 침대에서 자던 채씨는 잠에서 깼지만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이같은 장면은 경찰이 확보한 CCTV에 그대로 찍혔습니다.

하지만 병원 직원들은 채씨를 휠체어에 태운뒤 공원 벤치로 옮겨놓고 사라졌습니다.

채씨는 결국 공원에서 혼자 밤을 지샜고, 12시간만에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유족]
″그 추운 날에 밖에서 돌아가셔서 자식으로서 너무 죄송하고요. 12시간 동안 혼자 그 공원에 혼자 계셨다는걸 생각하면 너무 슬프고.″

병원측은 당시 채씨가 집에 가고 싶다고 해 밖으로 안내해준 것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채씨의 바지 주머니엔 이름과 주소가 써있는 우편물이 있었지만 병원측은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인천중부경찰서는 당시 당직 의사와 경비원 등 7명을 유기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입니다.

의료인의 직무를 방기하고 채씨를 방치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입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주원극 / 영상편집: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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