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지수M

[단독] 진실규명 대신 '쟁점 회피'…"검토 중" 앵무새 답변

입력 | 2019-05-16 20:21   수정 | 2019-05-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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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5.18 망언의 장본인이죠.

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군 복무 시절, 지뢰를 밟은 동료를 구조했다는 영웅담은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MBC가 얼마 전 보도했는데요.

이 보도 이후 군 당국의 대응이 이상합니다.

진상을 파악하기보다는 되려 5.18을 앞두고 파문을 키우면 안 된다면서 대책 회의까지 열었던 것으로 MBC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이지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000년 6월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사고.

당시 DMZ 수색대대장이던 이종명 의원은 폭발로 다리를 잃은 후임 대대장을 구조하다 자신도 두 다리를 잃은 영웅으로 부각됐고, 군은 뮤지컬과 군가까지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고는 규정을 위반해 수색로를 이탈하면서 발생했고, 이 의원의 영웅담도 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MBC 스트레이트가 당시 관계자 증언을 토대로 보도했습니다.

이후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던 육군은 어제 참모차장 주재로 언론대응 대책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MBC가 국방부에서 확인한 군 내부 문건에는 ″5.18과 연계해 이슈화가 예상되므로 육군의 공식 입장표명은 5.18 이후로 최대한 연기하라″ ″기자 질문에는 ′검토 중′ 스탠스를 유지하고, 이슈가 확산 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돼 있습니다.

실제 오늘 군의 정례브리핑은 육군의 지침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전하규/육군 공보과장 대령]
″(의혹 보도 이후 확인된 사항이 있습니까?) 육군에서 관련 내용들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지뢰 사고 당시 수색로를 벗어났는지 등 사실관계 확인부터 추가로 확인된 부분이 있는지, 당시 자료들은 어떻게 검증할 지 여부도 모두 검토 중이라는 겁니다.

7분여 남짓 진행된 질의응답에 ″검토 중″이라는 답변은 모두 17번.

30초마다 한 번 꼴로 언급됐습니다.

재조사를 할 건지, 한다면 언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언론 대응 지침에 명시된 그대로 반복해 되뇔 뿐이었습니다.

″명백한 오류가 있다거나 허위가 있다거나 추가적으로 명백한 증거가 나와서 필요하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군은 다만 ′조작된 영웅′ 의혹 보도가 사실관계의 차이인지 관점의 차이인지를 헌병과 인사 부서 등에서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영상편집: 최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