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희형

전국 항만을 '쓰레기산'으로…"여차하면 바다에"

입력 | 2019-06-04 20:34   수정 | 2019-06-0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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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국의 항구와 부두에 만 5천톤의 쓰레기를 쌓아놓고 있던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여차하면 바다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남 당진항의 한 부두.

4천 500톤짜리 쓰레기가 5미터 높이로 쌓여있습니다.

군데군데 찢어진 그물 사이로 각종 생활 폐기물이 보입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자 신발과 나무 조각, 고무 자재도 나옵니다.

[해경관계자]
″전혀 재활용으로 쓸 수 없는 그런 물건들입니다.″

중국의 폐기물 수입 중단 조치로 ′쓰레기 대란′이 일었던 지난해 3월.

무허가 쓰레기 처리업자 54살 공모씨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처리해주겠다며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업체들에게 접근했습니다.

[박홍식/해양경찰청 형사지능계장]
″폐기물을 베트남으로 수출해 기름을 추출한다며 소각·매립비용보다 저렴하게 처리 비용을 받아 챙기고…″

공씨 일당은 이렇게 수출용으로 속이고 넘겨받은 쓰레기를 항만에 쌓아뒀습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항만회사가 불법 쓰레기를 치우라고 항의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쓰레기를 치우는 척하며 인근 바지선에 800톤을 옮긴 뒤 그대로 놔뒀습니다.

해경이 공씨 일당의 주변인들을 조사했더니 바지선에 옮긴 쓰레기를 배에 옮겨 바다에 버리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 씨 일당이 당진항에 쓰레기를 방치하고 받아 챙긴 돈은 6억 7천만원.

이들은 당진항 이외에도 인천과 군산, 부산 등 다른 항만에 1만톤의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경은 공 씨를 구속하고, 쓰레기를 공씨에게 넘긴 업체 관계자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편집 : 김관순, 영상제공 : 해양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