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찬

[단독] 썩는 냄새 '풀풀' 흘려보내도…"우수업체 상 받아"

입력 | 2019-06-28 19:55   수정 | 2019-06-2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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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명박 정부 당시 각종 특혜 의혹 때문에 우리한테 익숙한 투자 회사 맥쿼리를 아실 겁니다.

이 맥쿼리가 투자해 만든 음식물 쓰레기 처리 업체가 있는데 경찰이 음식물 폐수를 무단 방류한 혐의로 이 업체를 압수 수색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민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하수구 뚜껑을 열자 심한 악취와 함께 뜨거운 김이 올라옵니다.

늦은 밤인데도, 지하 5미터 아래에선 진흙색 하수가 계속 흘러 나갑니다.

″어후… 이거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 맞아.″

이 하수의 정체는 인근 음식물 처리 업체 ′리클린′에서 방류한 폐수.

취재진이 검사기관에 의뢰해 이 폐수의 오염도를 측정해봤습니다.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 BOD가 1만8천, 화학적 산소요구량인 COD도 2만7천을 넘었습니다.

하수 처리장으로 보내야 하는 오염 기준을 200배 넘게 초과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폐수는 약품 처리 등을 거쳐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그렇게 안 한 겁니다.

이 곳에서 하루 처리하는 음식물 폐수양은 약 400톤입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방류됐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이 업체의 처리 능력은 하루에 100톤 남짓, 무리하게 더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바람에 처리 능력을 초과했고 이 과정에서 나온 폐수를 그냥 방류했습니다.

[′리클린′ 관계자]
″(기계에) 음식물 찌꺼기 등이 쌓이면서 처리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든 거예요. 줄어들면서 처리하지 못하게 된 양을 탄천(하수처리장)으로 흘려보낸거죠.′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와 송파구는 그 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오히려 이 회사를 우수 업체로 선정했습니다.

[송파구청 환경과 관계자]
″사실 인지를 못하고 있었던거고, 저희는 정상적으로 처리가 되는 줄 알았죠. 확인을 했는데 적발을 못한 상황이죠.″

2012년 ′맥쿼리′가 투자해 만든 리클린은 음식물 처리 대가로 1톤당 11만 원이 넘는 세금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올린 매출이 지난해만 160억 원입니다.

경찰은 지난 24일 리클린을 압수수색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리클린은 서울 송파와 강남 등 7개 구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담당해 왔습니다.

하지만 폐수 방류가 적발되고 경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처리 물량이 줄어들게 되자 서울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수거 업체 관계자]
″하루 물량 정도는 수거를 해서 차에다가 보관을 할 수가 있어요. 이틀째도 못들어간다면 올스톱이죠. 수거를 못하는 거죠.″

리클린은 폐수 방류는 인정하면서도 ″외부 용역업체가 폐수 처리를 맡아 왔고, 하수처리장으로 배출돼 한강 수질 오염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배·정인학, 영상편집 : 한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