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정혜

불매운동 확산…'분노'넘어 깊은 '호소'

입력 | 2019-07-20 20:17   수정 | 2019-07-2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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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와 규탄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 걸 다들 느끼실텐데요.

특히 일본 제품은 팔지도 사지도 않겠다는 불매운동, 다음주면 5만 곳 넘는 매장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불매운동은 단순히 감정적 대응을 넘어서, 이웃나라에 대한 깊은 호소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윤정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불매운동에 동참한 지 3주째.

판매제품의 15%가 넘던 일본산을 모두 빼고 나니 진열대 곳곳이 비었습니다.

반품도 안 되는 일본산 식품류는 지하 창고 한켠에 쌓여 있습니다.

[조민혁/서울 은평구 000마트]
″식자재 용품 같은 경우는 반품이 전혀 안 되고 있어요.″
(굉장히 많은데 이건 다 어떻게 하세요?)
″저희가 자체 손실처리를 해야 되고요…″

이미 수천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조민혁/서울 은평구 000마트]
″국민으로서 참여해야 될 부분은 참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택권이 줄어든 소비자들도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허혜선]
″독도 땅 문제도 있고 위안부 문제도 있고. (불매운동을) 당연하게 생각하죠.″

인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남원 씨도 최근 일본산 맥주와 식재료들을 메뉴에서 뺐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 정부의 변화를 요구하기 위해 조용히 할 수 있는 것을 찾은 겁니다.

[김남원/인천 서구]
″자기 생활하는 그 자리에서 조금씩만 노력해주면 일본에서도 어느 정도 시선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거처럼 분노의 직설적 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차분하지만 분명한 의지들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필통 속 일본산 필기구를 포기하고,

[광주 광덕고등학교(지난 17일)]
″일본 제품의 불매를 선언하며 상자에 일제 필기구를 버려주세요.″

일본 기업 매장 앞에선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수진/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일본 제품이 아닌 대체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가치소비를 실현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명분, 그리고 가치를 도달할 수 있게 되는 또 하나의 소비 행동이 되는 것이죠.″

불매운동에 나선 시민들의 요구는 한결같습니다.

일본은 상식의 자세와 성숙한 대화로 문제를 풀라는 겁니다.

[이태순]
″문제 해결을 해야죠. 대화를 안 하고 이런 식으로 보복식으로 하니까…″

[김남원]
″맨날 아웅다웅 싸우는 이웃보다는 함께 발전해나가는 그런 이웃이 되어야 하는데…″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 중인 국민은 54.6%로 절반이 넘고 10명 중 7명은 앞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영상취재 : 이주혁vj, 영상편집 : 배윤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