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승섭

동네에 부는 '착한 에어컨' 바람…"경비실이 시원해요"

입력 | 2019-07-30 20:37   수정 | 2019-07-3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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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무더위에 시원한 소식 하나 전해 드리겠습니다.

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뜻을 모아서 경비실에 에어컨을 선물했다는 소식, 최근 전해드린바 있는데요.

이런 ′착한 에어컨′ 설치에 동참하는 아파트가 속속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승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폭염특보가 내려진 대전의 한 아파트 경비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볕에 달궈진 경비실은 사우나를 방불케 할 정돕니다.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하지만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피할 수 없습니다.

[김은호/대전 수정타운아파트 경비원]
″초소 안에서는 땀이 나서 서류 작성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덥고, 체감온도는 한 42, 43도..″

이처럼 매년 여름마다 반복됐던 더위와의 전쟁에 든든한 구원군이 나타났습니다.

아파트 2천여 가구 주민들이 조만간 경비실 19곳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한 것.

에어컨 설치비 1천만 원은 그동안 모아둔 장기수선충당금으로 보태고 주민들이 분담해 가구당 백 원 안팎의 전기요금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하상희/대전 수정타운아파트 입주자 대표]
″우리 아파트 경비원도 우리 가족으로 생각하고, 사무실과 다름없는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는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인근 다른 아파트도 최근 2백여만원을 들여 경비실 5곳에 에어컨을 설치했습니다.

이달 초 주민투표까지 실시해 경비실에 에어컨을 달아준 대전 녹원아파트의 미담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착한 에어컨′ 바람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김효섭/대전 국화동성아파트 관리사무소 과장]
″작년에 많이 더웠거든요. 주변 단지들이 에어컨 설치하는 것을 보셔서 대표 회의에서는 흔쾌히 (결정했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폭염을 앞둔 경비원들은 에어컨만큼이나 시원한 주민들의 마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한재원/대전 국화동성아파트 경비원]
″꿈같은... 꿈을 꾸는 것 같고... 주민들께서 이렇게 생각해주셨는데, 우리도 왔으면 최선을 다해서 성심성의껏 열심히 일하다 가야죠.″

MBC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