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재민

'막말 영상' 강제 시청…주가 '뚝' 불매 운동 '꿈틀'

입력 | 2019-08-09 19:49   수정 | 2019-08-0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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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곧 우리나라도 이제 그 꼴이 날 거예요.″

′한국 콜마′라는 화장품 제조사 회장이 직원들과의 조회 시간에 틀어준 유튜브 영상의 내용입니다.

이것 말고도 비속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칭송하는 내용까지 여과없이 전달이 됐는데요.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늘 하루 종일 논란이 됐고, 불매 운동 조짐까지 시작되는 등 파문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회사가 내놓은 해명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는데요.

이재민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화장품과 의약품을 개발하는 중견 기업 한국콜마입니다.

지난 7일 조회에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직원 약 7백명에게 한 동영상을 보게 했습니다.

영상에는 한일 갈등 속에서 ′아베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 얼굴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대단한 지도자′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비속어도 난무했습니다.

″김정은하고는 케이크를 또 잘만 X먹었습니다. 그 XX을 떨면서도…″

경제를 비관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거예요.″

조회가 끝난 뒤 직원 익명 게시판에는 ″가짜 뉴스 유튜브를 강제 시청했다″, ″혼자 보고 웃지, 왜 회사에서 이러느냐″는 등 윤 회장을 성토하는 반응이 터져 나왔습니다.

[한국콜마 직원]
″각자의 생각이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조용해졌고…″
(″조용해졌어요?″)
″네.″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에는 한국콜마가 만드는 화장품 명단이 올라오는 등 불매 운동 조짐이 보였고, 주가는 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한국콜마는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했고, 윤동한 회장도 별도로 임직원에게 송구하다는 글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영상을 보여준 이유는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였다는 석연찮은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한국콜마 관계자]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되거나 하면 안 되고 ′좋은 제품, 기술력으로 극복을 해야 된다′ 이렇게 말씀을 하신 것이죠.″

한국콜마는 윤 회장이 평소 이순신 장군을 존경해 ′이순신 학교′를 운영할 정도로 나라 사랑이 투철한 인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윤 회장이 왜 한쪽 입장만 다룬 영상, 더구나 비속어와 여성 비하 내용까지 담긴 영상을 굳이 직접 선택해서 조회에 가지고 왔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함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