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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재
[소수의견] 25미터 철탑 위에서…고공 농성 '69일'
입력 | 2019-08-17 20:29 수정 | 2019-10-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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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 강남역 사거리 25미터 철탑에서 고공 농성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여름 폭염 속에서 벌써 두 달이 넘었는데요.
24년 전 삼성에서 노조를 설립하려다 해고된 김용희 씨입니다.
그가 철탑에 오르게 된 사연을, 임상재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역 사거리.
삼성 서초사옥 인근 25미터 CCTV 철탑 꼭대기에, 사람이 있습니다.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
한 여름 태양과 아스팔트 열기를 온몸으로 견뎌내며 벌써 두 달이 넘었습니다.
[김용희/삼성 해고노동자]
″거의 뭐 밥솥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입니다. 다리를 뻗지 못해서 다리 마비가 많이 와요.″
지난 6월10일 처음 철탑에 올라갔을 때보다 확연히 수척해진 모습입니다.
″세 끼 물량의 약 2백그램 미음을 점심에 1회 한 번 올리고 있습니다. 그거 가지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아침에 먹고…″
지난 1982년 삼성항공에 입사한 김씨는 노조를 설립하려 하자 회사 상사로부터 노조를 포기하라는 회유와 협박은 물론 납치까지 당했습니다.
급기야 회사는 사실도 아닌 성추행 혐의를 뒤집어 씌워 김씨를 해고시켰고, 이후 복직 약속까지 뒤엎었다고 합니다.
″러시아로 강제 발령됐다가 회사에 분명히 다시 돌아오게 되면 원직 복직시킨다고 했는데·· (돌아오니) 해고 통지도 없이 그냥 출근을 가로막고 저는 계속해서 출근 투쟁을 하다가 구속도 되고…″
해고된 지 24년…
복직투쟁의 나날이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엔 정년도 지났습니다.
그가 바라는 건, 삼성의 사과와 명예회복 조치입니다.
[김용희/삼성 해고노동자]
″노조활동을 하겠다는 그 이유만으로 출근을 가로막았기 때문에 저는 명예 복직을 꼭 이뤄내고 싶습니다.″
삼성 측 입장을 물어봤지만, ″김 씨가 일했던 계열사는 이미 다른 회사로 넘어간 상태고, 미래전략실도 이젠 없어서 그룹 차원의 대응이 어렵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바로 이런 삼성의 침묵과 무대응이,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냔 세간의 시선에도 이 여름, 그가, 철탑에 오른 이유였습니다.
″노동3권을 회사가 법을 위반하고 노동자는 최소한의 자기 권리를 찾는데… 이제 마지막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올라왔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김희건 / 영상편집 :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