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폭염 속에서 일하는 것도 힘든데, 제대로 쉴 곳 조차 없다는 게 참 마음이 아픈데요.
이게 청소노동자만의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건설현장의 모습인데요.
아찔하죠.
◀ 앵커 ▶
네, 저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쉬고 계시는 모습이 불안하고 또 위험해 보이는데요.
왜 이런 현실이 바뀌지 않는 건지 곽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공사현장.
서울시 안전어사대 직원들이 휴게시설 점검에 나섰습니다.
″현장에 에어컨 놓기가 쉽지 않은데 여기다 놓으셨네.″
그늘막과 휴게실, 냉방시설을 갖춘 샤워실과 화장실까지 기본적인 시설을 모두 갖춘 현장.
문제는 이런 곳이 매우 드물다는 것입니다.
그늘막 하나 없어 바닥에 널빤지를 깔고 누운 노동자들.
아예 공사자재 위에 몸을 맡깁니다.
급하게 나무판을 모아 햇볕을 막아보지만 소용이 있을리 없습니다.
일단 그늘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을 수 밖에없는 것입니다.
실제 건설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햇볕에 차단된 곳에서 휴식을 취한 사람은 4명 중 1명 수준에 불과했고,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작업을 멈춘 경우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22%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정부가 기온이 35도 이상인 폭염일 경우 2시부터 5시까지 휴식을 권고하고는 있지만 강제성이 전혀 없다보니 지켜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처럼 무더위 속에 노동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된 사이 한 노동자가 폭염 속에 정신을 잃고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오후에 한 타임만 쉬게 해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다 생긴 비극이었습니다.
사고 이후 국회에서는 세 명의 의원이 대책을 마련해 법안을 내놨습니다.
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폭염으로 심각한 안전의 위협을 느낄 시 노동자 스스로 작업중지를 요청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명시했습니다.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사업주가 노동부 장관의 요청을 거부하고 작업을 지속하면 5천 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작업 중지로 노동자의 임금이 줄었을 때 이를 정부가 보조해주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폭염이 지나고 금방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또 작업을 중지해 공사기간이 늘어날 경우 생기는 비용 증가 문제로 논의는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인철/녹색연합 정책팀 팀장]
″앞으로도 이런 폭염은 계속될 거고 이상기온은 발생이 될 거기 때문에 이걸 고려한 공사기한과 건설계획이 잡혀야지 충분한 노동자들의 휴식이 보장 될 수 있겠다, 돈보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돼야하는 건 이제 상식이 돼야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