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상훈

휴대전화로 영상통화 하니까…'면회'를 안 와요

입력 | 2019-08-31 20:17   수정 | 2019-08-3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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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군대문화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요.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병사들이 휴대폰을 쓸 수 있다는 거 같습니다.

◀ 앵커 ▶

군생활 할 때 휴대폰 못 쓰셨죠?

◀ 앵커 ▶

상상도 못했죠.

그 때는 휴대폰이 웬말입니까.

신참은 공중전화도 맘대로 못 썼는데요.

◀ 앵커 ▶

그래서 그 때는 가족들도 친구들도 걱정 많이 했었거든요.

군대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알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병사들도 일과시간 이후엔 자유롭게 통화를 할 수 있다보니까 병사들 뿐 아니라, 가족들의 만족도도 아주 높다고 합니다.

◀ 앵커 ▶

그런데 그게 모두에게 반가운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 앵커 ▶

네, 강원도 군부대 인근 주민들이, 군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줄여달라고 강원도에 요청했다는데요.

무슨 일인지, 김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 양구군의 중심 거리.

장날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40년 동안 이곳에서 자리를 지켜온 중국집엔 손님이 한 명도 없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 오는 손님을 위해 영업은 계속하고 있지만, 최근 매출은 40% 이상 급감했습니다.

장사가 안돼도 주말 면회객 덕에 그나마 버텼는데, 최근에는 면회객마저 줄어든 겁니다.

접경 지역 상인들은 장병들이 휴대 전화를 쓰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고 말합니다.

[김일규/중국집 운영]
″영상통화를 할 수 있으니까, ′우리 아이들이 잘 있네′…(전에는) 병사들 하나에 면회객들이 한 4~5명씩 다 오던 게 급감했어요.″

장병들이 일과 후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평일 외출도 나오지 않는다는 게 상인들의 얘기입니다.

[이덕래/숙박업소 운영]
″나오는 게 아니고 부대 자체 내에서 휴대전화 가지고, 모든 기능이 그 안에 다 있다 보니까 나오는 걸 원치 않고…″

결국, 접경 지역 주민들은 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조정해달라고 강원도에 건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 연말이면 양구 2사단의 해체로 장병과 가족 7천 명이 이곳을 떠날 예정이어서, 지역 상인들의 시름은 더 깊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최정현(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