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은민

"시운전" 핑계로 차 받아서…'시간차' 팔아넘기기

입력 | 2019-09-09 20:39   수정 | 2019-09-09 20:4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중고차를 팔겠다는 차주와 중고차 매매 업체를 모두 속이고, 중간에서 돈만 챙겨서 달아 나려던
일명 ′3자 사기′ 범인을, 차주와 업체 사장이 현장에서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 범인을 그 자리에서 풀어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구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입니다.

한 젊은 남성이 달아나려 하자 다른 남성 2명이 막아섭니다.

계속되는 도주 시도에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도망치려던 남성을 경찰서로 데려가지 않고 신원만 확인한 뒤 풀어줘 버렸습니다.

[윤달원/대구 수성구]
″사투를 벌여서 우리가 범인을 현장에서 잡았는데, 잡아서 우리가 경찰관에게 인계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관은 현행범을 그냥 놔주는 겁니다. 그게 더 황당한 거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달, 윤달원 씨는 자신의 차를 팔기 위해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을 보고 젊은 남성, A씨가 윤씨에게 접근했습니다.

중고차 업체 직원이라고 속인 A씨는 차량 시세는 5천만 원 이지만 천만 원가량 비싼 6천만 원에 사겠다며 차량과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만나자고 했습니다.

매매 서류를 건네받은 A씨는 윤씨를 카페로 유인한 뒤 다른 매매 업체에 윤씨의 차를 넘겼습니다.

시세보다 싼 4천만원만 받겠다며 계약을 재촉했고 돈이 입금되면 달아나려 했습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전형적인 ′중고차 3자 사기′ 사건입니다.

[윤달원/대구 수성구]
″커피를 한잔하고 있는 이 짧은 시간에 다른 한 팀이 내 차를 가지고 매매 상사에 가서 자기 차인 양 차를 매매하는 거죠. (이미) 서류와 모든 것들이 그분들에게 넘어가 있으니까.″

비슷한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을 알고 있던 업체 사장이 차 앞에 놓여있는 핸드폰 번호로 윤씨에게 연락을 하면서 모든게 들통 났습니다.

[중고차 매매 업체 직원]
″빨리 입금을 해달라는 식으로 했기 때문에 제가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달 전에 또 이런 (사기) 피해자가 있었습니다.″

윤씨와 업체 사장이 사기행각을 벌이던 A씨를 현장에 잡아 돈을 가로채려 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그냥 풀어준 겁니다.

경찰은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현행범으로 볼 정황이 부족해 풀어줬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사기행각을 방조했다는 비난이 불거지자 경찰은 부랴부랴 다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