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지현

'불법 쓰레기'와 전쟁…"'주민'이 막았다"

입력 | 2019-09-15 20:21   수정 | 2019-09-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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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푸르른 나무 바로 옆에 잔뜩 쌓여 있는 저 하얀색 물질들 뭘로 보이시나요?

바로 불법 투기된 폐기물들입니다.

지자체가 단속한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부족해서 일일이 살피긴 어려운데요.

이런 단속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이지현 기잡니다.

◀ 리포트 ▶

충북 충주의 폐 리조트 부지.

철거 도중 나온 건축 자재 더미 한 편에 단열재로 쓰이는 유리섬유가 쌓여 있습니다.

지난 7일, 25톤 화물차 넉 대가 경기도 평택에서 싣고 와 버린 것들입니다.

이 같은 폐기물은 지자체 신고 이후 허가를 받은 업체에서 처리해야 하지만, 이렇게 무단으로 버려졌습니다.

관계자는 멀쩡한 것을 골라내려고 잠시 내려둔 거라고 하지만, 엄연한 불법입니다.

[불법 투기 업체 관계자]
″돈도 준다고 하니까 받아서 분리 작업하려고 받은 거예요. 팔 수 있는 건 팔고…″

주말 아침, 인적 드문 곳에서 이같은 불법 투기를 적발할 수 있었던 건 인근 주민의 신고 덕분.

대형 트럭이 드나들 일 없는 곳으로 25톤 화물차가 잇따라 올라가자 수상히 여긴 주민이 뒤를 따랐고, 사진을 찍은 뒤 도망치지 못하도록 차량으로 길목까지 막았습니다.

[이수종/최초 신고자]
″화물차 기사가 눈치를 챘는지 끌고 와서 차를 비켜달라 해서 ″못 비켜준다. 경찰관이 왔으니까 조사를 받고 가라″고 (했습니다).″

충주 지역 13개 읍면에서 적발된 폐기물 불법 투기는 한달새 벌써 네 건…

모두 사법처리됐습니다.

포상금 제도를 만들고 주민들을 교육한 덕에 3백여개 마을 주민 모두가 감시단이 된 결괍니다.

[김덕철/충주시 폐자원관리팀장]
″취약 시간대 점검을 못 하고 있는데, 주민 신고가 쇄도하고.. 불법 투기하는 사례가 있어서 점검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었습니다.″

불법 투기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는 주민 감시단.

주민들의 열의와 지자체의 관심 속에 환경을 지키는 좋은 선례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 양태욱 (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