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남상호

한화 3세들…'밀어주고 끌어주며' 1조 6천억 벌어

입력 | 2019-09-18 19:54   수정 | 2019-09-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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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막내 김동선 씨는 잇단 술집 난동으로 호된 곤욕을 치렀죠.

그 뒤에도 다른 술자리에서 변호사들을 향해 ″너희 아버지 뭐하시느냐″, ″날 주주님이라 불러라″고 막말하며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둘째 김동원 씨는 대마초를 피웠다 유죄를 받은 그 해, 한화에 입사해 1년 뒤 임원 자리에 올랐습니다.

맏형을 뺀 한화 3세들은 경영 성과보다는 사건·사고로 더 알려진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3형제가 쌓은 부는 이미 엄청납니다.

셋째가 한때 30살 이하 국내 주식 부자 8위에 올랐을 정도니까요.

부의 대물림, 그 열쇠는 저희가 보도하고 있는 한화시스템, 그리고 그 전신이었던 한화S&C입니다.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는 탐사기획팀이 확보한 자료를 넘겨받아 조사에 고삐를 당기고 있습니다.

이어서 남상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조사에 들어간 건 2015년입니다.

한화S&C가 한화생명, 건설, 증권 등 그룹 전산 관리 업무를 독식하며 급성장한 배경에 비용 부풀리기가 있었는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한화S&C 협력업체]
″(공정위에) 자료 드렸던 내용은 한화 S&C하고 저희하고 맺었던 계약서 계약의 내용들...″

탐사기획팀이 접촉한 한화증권 전 직원은 한화S&C에 맡겼던 전산 업무를 효율화해 1백억 원 이상 비용을 줄였더니 오히려 그룹 본사의 표적 감사가 뒤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한화증권 대표도 서버 관리를 다른 업체로 돌리려 했다 한화 눈치가 보인다며 업체들이 나서지 않아 무산됐다고 탐사기획팀에 털어놨습니다.

그러는 사이 한화S&C는 한해 매출 1조 1천억 원, 영업이익이 1천8백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같은 기간 김승연 회장의 아들 동관, 동원, 동선 3형제가 얼마나 벌었는지 기업공시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했습니다.

한화S&C는 지난 2005년 3형제가 아버지 김 회장과 한화그룹으로부터 30억 원에 넘겨받았습니다.

당시 3형제 나이는 장남 23살, 차남 21살, 막내는 17살에 그쳤습니다.

회사 인수 종잣돈 30억 원의 출발은 아버지 김 회장이 갖고 있던 무기명 채권.

출처를 캐지 않는다고 해서 묻지 마 채권으로 불리던 자금입니다.

나중에 1천3백억 원을 더 투자했는데, 이 돈도 아버지가 증여한 돈입니다.

그동안 배당 수익은 1,500억 원.

이미 본전을 뽑고도 남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김동관, 동원, 동선 3형제는 현재 비상장회사 H솔루션을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시스템, 한화종합화학 등 국내외 법인 120여 개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부채를 뺀 순자산만 1조 6천억 원, 당장 팔면 1조 원 넘는 현금을 쥘 수 있습니다.

3형제는 최근 지주사인 한화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종보/변호사]
″경영권을 승계받을 때 가장 핵심적인 것은 두 가지입니다. 얼마나 적은 돈으로 얼마나 많은 지분을 확보하느냐가 첫 번째, 두 번째 상속증여세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 현금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중요하겠죠.″

탐사기획팀은 그동안 확보한 한화그룹 내부문건과 이메일 등 각종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넘겼습니다.

공정위 측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화그룹은 S&C 지분 매각은 승계 자금 마련이 아니라 총수 일가 지분을 줄여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이라고 반박했고,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는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남상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