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강연섭

돼지 열병 '쑥대밭' 강화도…'살처분' 속도전

입력 | 2019-09-28 20:15   수정 | 2019-09-30 15:3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병한지 12일쨉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돼지열병 9건 가운데, 5건이 강화에서만 발생했는데요.

결국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기로 하면서 오늘 강화군에서는 곳곳에서 살처분과 방역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급하게 작업하다 보니까 구멍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강연섭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강화도.

섬으로 연결되는 다리로 접어들자 곳곳에 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중이라는 팻말과 함께 진입부터 차량 소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발병농장으로 향하는 도로는 한산했지만, 가까이 이르니 곳곳에 방역초소가 세워져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발병농가 주변과 도로 곳곳을 소독하는 방역차량은 준비한 소독약이 바닥 나 이를 채우기 위해 왕복 3시간 거리를 오가기도 했습니다.

[방역차량 관계자]
″인천에서 지원나왔어요. 구마다 한대씩 5대가 왔어요.″

어제 확진 판정이 난 농장에서는 방역복을 입은 작업자들이 돼지 2천마리를 살처분하기 위해 굴삭기를 동원해 구덩이를 파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진농가 주변으로는 이렇게 이중 삼중으로 차단막을 쳐 외부인과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키로 결정하면서 속도전에 나서다 보니 곳곳에 구멍이 생기기도 합니다.

도로 바로 옆에서 50여마리의 돼지를 살처분 하는 작업이 한창인데, 차량 통제는 물론 이를 알리는 안내조차 없습니다.

작업자들은 이곳에 접근을 막는 계획 등은 본인들의 소관이 아니라고 합니다.

[인천 강화군 관계자 A]
″(저희는) 살처분밖에 할 줄 몰라요. 다른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현장에 와서 보면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고 매뉴얼대로 다 되는 게 아니잖아요.″

심지어 10여명의 작업자들이 살처분하는 작업을 직접 목격하면서 혹시도 모를 정신적 트라우마에 대해선 문제 없다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인천 강화군 관계자 B]
″(살처분 인력은) 외국인들, 상관없는 사람들 데려 온 거예요. 저도 만 마리 이상 죽였는데 트라우마 없어요.″

육지에서 강화도로 들어오는 길목은 차량 소독이 이뤄지고 있지만 강화도에서 다른 섬으로 연결되는 곳에서는 아무런 방역시설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잇따른 돼지열병 발병에 지역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제철을 맞아 새우젓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수산시장은 방문객이 반토막 났습니다.

[외포리 젓갈시장 상인]
″전에는 사람들이 부딪치고 통로까지 사람이 꽉 찼는데 지금은 없어요.″

찾는 발걸음이 줄면서 섬 전체에 적막감이 감돌기도 합니다.

평소 주말이면 석모도를 찾는 관광객들로 차량 정체가 빈번했던 이 다리는 보시는 것처럼 돼지열병 확진 이후 한산한 편입니다.

반면 도로 곳곳에 걸려있는 플래카드와 차량 소독을 위해 길게 늘어선 차량 등이 돼지열병으로 쑥대밭이 된 강화도와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 영상편집: 정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