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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규
[법이 없다] 나랏돈 받아 유흥주점 '펑펑'…셀프감사 '뭉개기'
입력 | 2019-09-30 20:13 수정 | 2019-10-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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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꼭 필요한데 국회에 잠들어있는 법안을 알아보는 <법이 없다> 시간입니다.
사립 대학에 투입되는 나랏돈이 1년에 5조5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 정도 거액의 세금이 들어간다면 당연히 어떻게 사용되는지 정부도 감독을 해야겠죠.
그래서 사립대학 보조금 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역시, 국회에 잠들어 있습니다.
곽승규 기잡니다.
◀ 리포트 ▶
지방의 한 사립대학입니다.
총장이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을 들여다봤더니 골프장에서만 90번, 2000만원이 쓰였습니다.
미용실에서는 300만원 넘게 사용됐습니다.
교직원 3명은 유흥주점 등에서 183차례에 걸쳐 1억5천여 만원이 넘는 돈을 사용했습니다.
총장 전용 차량이 교통법규를 어겨 부과된 170만 원의 과태료도 학교 돈으로 냈습니다.
또 다른 사립대학은 학교 소유의 건물에 이사장 가족이 무단으로 거주하다 적발됐습니다.
임대료만 9억 원, 돈이 줄줄 새나갔지만 학교 자체 감사에선 무사통과였습니다.
학교 측이 입맛에 맞는 사람을 감사로 선임해 ′셀프감사′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 법안이 만들어졌습니다.
3년 동안 사학이 스스로 감사를 지정했다면 그 뒤 2년은 정부가 지정하는 절차에 따라 외부감사를 선임하도록 하는 법입니다.
사학의 총 수입 가운데 학교법인이 내놓는 돈은 3.5%에 불과한 반면, 국고보조금은 22% 넘게 차지하니 5년 중 2년이라도 감사를 제대로 받으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막혀 있습니다.
교육위 법안소위의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사학의 근본 취지를 침해한다″며 ″정부로부터의 자유와 독립성이 문제된다″고 말합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 또한 지금도 감사제도가 있는데 ″이렇게 이중, 삼중으로 대학들을 어떻게 해야하는 거냐″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힙니다.
하지만 중복감사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는 사학은 일년에 단 3곳, 회계감사는 15곳 뿐.
극소수의 사학만 감사를 받고 있는 겁니다.
개교이래 단 한번도 종합 감사를 받지 않은 사학 또한 전체의 40%에 이릅니다.
[박용진 의원/′사학 회계 투명법′ 발의자]
″자율성 침해라는 주장이 말이 되지 않는 이유 가 국민 혈세로 구성돼어있는 국고 지원 받는 것을 (사학이) 내 마음대로 쓰고 국가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말라는 의미의 자율성이 아니에요.″
20대 국회의 남은 시간은 이제 199일.
지금처럼 논의가 공전만 거듭한다면 사학 회계 투명법은 자동 폐기됩니다.
법이없다, 곽승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