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동훈

일반고 '2천 원' vs 영재고 '3만 5천 원'…달라도 너무 달라

입력 | 2019-10-12 20:31   수정 | 2019-10-1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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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올해 서울대 수시 합격자 중, 동아리 활동 시간이 가장 긴 합격생은 무려 삼백 일흔 네 시간을 채웠습니다.

3백 시간이 넘는 학생들은 아홉명이었는데요.

동아리 활동도 입시 스펙이다보니까, 학교의 도움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학교마다 지원이 천차만별입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카이스트에 입학했다는 한 과학고 졸업생의 생활기록부를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

물리실험 탐구 동아리에서 ′기주공명실험과 액체질소를 이용해 초전도체 실험을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서울대 공대 연구실도 방문한 걸로 돼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
″역시 과학고라 약간 등급이 달라요. 대학교 연구실에 가서 직접 연구하고 그런 것들을 하는 친구들이에요.″

이런 대학 수준의 동아리 활동은 학교의 지원이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00과학고 재학생]
″실험재료비 같은 건 학교에서 도와주죠. 학교에 웬만한 재료는 다 있어요.″

하지만 학교에 따라 동아리 지원도 극과 극입니다.

일반고의 동아리 지원 예산은 학생 1인당 2천원.

하지만 과학고는 일반고의 4배, 국제고는 5배, 영재고는 무려 17배나 됩니다.

[일반고 교사]
″3천원 정도씩 배정 받아서 그냥 소모품 정도 쓰는 정도로 끝나는 거죠.″

지원되는 동아리 개수도 학교 종류별로 차이가 납니다.

[특목고 재학생]
″영자신문방이랑 수학강연부랑, 퍼즐부…″
(″하고 싶은데 못 하는 거(동아리) 없어요?″)
″그런 거 없어요.″

[일반고 졸업생]
″동아리가 별로 없어가지고 동아리를 한 개 밖에 안해서 그게 제일 아쉬웠거든요.″

동아리가 가장 많은 학교는 249개, 적은 학교는 28개, 무려 9배 차이입니다.

상위 10곳 중 절반은 외고와 자사고였습니다.

같은 학교 안에서도 상위권 학생들만 특별히 동아리 활동을 지원해주는 경우도 흔합니다.

[일반고 졸업생]
″상위권 몇 명 끊어서 불러내서 이런 활동이 있다고 소개하고, 이거 해봐라 이런 식으로…″

특히 학생들이 스스로 만드는 자율동아리의 경우, 말만 ′자율′일 뿐, 학교와 부모의 지원에 따라 큰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신동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원]
″(학교와 부모) 지원을 받느냐 지원받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학생들이 그 활동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이 되는 걸거고요. 일반고에는 자율동아리를 하는 학생이 50%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때문에 학종 공정성 개선을 위해 폐지해야 할 대표적인 항목으로 봉사활동과 더불어 동아리 활동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 영상편집: 김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