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윤수

"싸우든가 그냥 맞든가"…서울 강남 또 학교폭력

입력 | 2019-10-29 19:50   수정 | 2019-10-2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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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중학생들의 잔인한 폭력 사건이 문제가 되고 있죠.

그런데 이번엔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에서도 집단 폭행 사건이 일어나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 했습니다.

피해 학생은 십여명의 학생들에게 둘러싸여서 일대일 싸움을 강요 당했는데, 가해 학생들의 집요한 요구 때문에, 코뼈가 부러진 상황에서도 싸움을 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박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공원.

중학생 서너 명이 같은 학교 2학년 A군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A군은 수업을 마친뒤 영문도 모른채 공원으로 끌려갔다고 말합니다.

[A군/학교폭력 피해 중학생]
″일단 (입) 다물고 따라오래요. 저는 끌려갔죠. 몸부림 치면서 반항도 했는데 힘을 세게 주고 가방끈을 잡고 안 놔주면서…″

중학생들은 담배를 피우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담배 피우는 것까지 (영상에) 넣어야 되는데…″

그러더니 A군에게 다른 학생과 1대 1로 싸우라고 강요했습니다.

A군이 험담을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A군은 싸움을 거부했지만 이들은 인근 주차장으로 끌고가 다른 학생과 억지로 싸움을 붙였습니다.

조건은 한 명이 기절할 때까지 싸우는 것이었습니다.

[A군/피해 중학생]
″아파가지고 주저앉아서 ′이 싸움 언제까지 해야하냐, 그만하면 안되냐′ 이러니까 너희 둘 중 한 명 기절할 때까지는 싸워야된다고…″

A군은 왜 싸워야 하냐고 따졌지만, 싸우지 않으면 때리겠다는 협박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A군/피해 중학생]
″우리가 여기 온 이상 넌 싸워야 된다. ′싸울거냐 아니면 나한테 맞을거냐′ 이런 식으로 말을 하더라고요. 거기있던 애들이.″

A군은 공포에 질려 어쩔 수 없이 싸웠고 얼굴에 피가 나고 코뼈가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A군 아버지]
″친구를 한 인격체로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갖고 노는 장난감의 일종, 그런 의식을 갖고 있는 일부 불량스러운 학생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 아닌가.″

싸움은 지나는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마무리됐고,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폭력 사건을 학교에 통보한 경찰은 현장에 있던 학생 10여명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한 뒤 형사 입건 여부를 검토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 영상편집: 양홍석)